입시·정책
대학 진학 희망 64.9%: 길이 늘어난 것인가, 길이 안 보이는 것인가
대학 진학 희망 64.9%, 장래희망 보유율 동반 하락.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분석을 통해 진로 다양화와 진로 설계 공백을 가르는 기준을 분석한다.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 희망 비율이 64.9%로 떨어졌다. EBS 뉴스가 2026년 7월 27일 보도한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10년 전 72.9%였던 수치가 지난해 조사에서 10년 사이 가장 낮은 값을 기록했다. 같은 보도는 그 옆에 다른 숫자 하나를 놓는다. 장래희망이 있다고 답한 초등학생은 78%로 10년 전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중학생은 59.9%, 고등학생은 71.3%로 역시 하락했다. 대학이 유일한 길이라는 인식은 약해졌는데, 대학 대신 무엇을 하겠다는 그림은 더 흐려진 것이다.
이 칼럼이 보기에 두 숫자는 하나의 이야기로 읽어야 한다. 대학만이 유일한 진로라는 인식이 약해진 것과 장래희망 보유율이 낮아진 것이 같은 시기에 일어났다면, 진학 희망 비율의 하락은 진로 다양화의 신호라기보다 진로 설계 자체가 비어 가는 신호일 수 있다.
진학 희망 비율 하락은 대안이 생겨서인가
보도에 따르면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한 고등학생은 15.6%로 가장 높았고, 창업 희망 비율은 3.3%로 10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이정민 연구위원은 인터뷰에서 '선취업 후학습' 제도가 많이 확산됐고, 그것을 반영한 대학 구조가 계약학과 형태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정민 연구위원의 이 설명은 제도 확산과 진학 희망 변화 사이의 관련성을 시사하는 것이지, 보도가 인과를 검증한 것은 아니다.
이 칼럼은 그 설명을 받아들이되 범위를 묻는다. 취업 15.6%와 창업 3.3%를 합쳐도 20%에 못 미친다. 72.9%에서 64.9%로 8%포인트가 빠진 자리를 대안 경로가 전부 채웠다고 보기에는, 보도의 수치만으로는 근거가 부족하다. 남은 학생들이 어디로 갔는지, 보도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장래희망 보유율이 전 학교급에서 떨어졌다는 두 번째 수치는, 그 빈자리의 일부가 '아직 정하지 못함'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보도 수치(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분석, EBS 보도 기준). 고등학생 대학 진학 희망 72.9%(10년 전) → 64.9%(지난해). 취업 선택 15.6%, 창업 희망 3.3%(10년 전 대비 3배 이상). 장래희망 보유: 초등 78%(10년 전보다 10%p 이상 하락), 중학 59.9%, 고교 71.3%.
일찍 결정하는 분위기와 늦어지는 설계
보도는 이 대비를 직접 지적했다. 일찍 진로를 정하는 분위기와는 달리 구체적인 직업 설계는 오히려 약해졌다는 것이다. 중학생의 장래희망 보유율 59.9%는, 역산하면 열 명 중 네 명은 없다고 답한 셈이라는 점에서 이 칼럼이 보기에 가장 무거운 숫자다. 이 칼럼의 관점에서는 진학 전후의 여러 선택에 앞서 그 기준이 될 희망이 비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보도가 덧붙인 또 하나의 관찰은 선호 직업의 정체다. 고등학생과 중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여전히 '교사'였고, 초등학생은 '운동선수'를 꼽는 등 상위권 인기 직업은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구조적으로 보면 이 두 관찰은 서로를 설명한다. 희망을 가진 학생의 답이 10년째 같은 몇 개 직업에 몰려 있다면, 학생들이 아는 직업의 목록 자체가 좁다는 뜻이고, 그 목록에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 학생은 '없음'을 택하게 된다. 진로 설계의 공백은 의욕의 문제라기보다 정보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 이 칼럼의 해석이다.
학생들이 가장 큰 도움으로 꼽은 것은 현장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학생들이 진로 결정에 가장 큰 도움을 받았다고 꼽은 교육은 실제 일터를 방문하는 '현장직업체험'과 모의 직업을 경험하는 '직업실무체험'이었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답은 앞의 문제와 정확히 맞물린다. 학생이 아는 직업의 목록이 좁다면 그 목록을 넓히는 것은 설명이 아니라 노출이고, 노출 가운데 가장 강한 형태가 현장이다. 교사와 운동선수가 10년째 상위권인 현상도, 이 칼럼은 학생에게 익숙한 직업이 상위권을 유지할 가능성으로 읽는다.
보도는 전문가들의 조언으로 맞춤형 진로상담과 진로연계교육의 대폭 확대, 그리고 고교학점제를 통해 학생이 적성에 맞는 진로를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 칼럼은 고교학점제를 선택지를 넓히는 장치로 읽는다. 그렇게 읽는다면, 선택의 기준인 희망이 없는 학생에게 넓은 선택지는 자유가 아니라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칼럼의 우려다.
학원과 가정이 메울 수 있는 공백
진로 설계의 공백은 공교육만의 과제가 아니다. 입시 상담이 '어느 대학, 어느 학과'라는 결과로 곧장 수렴하는 경우를 상정하면, 그 앞 단계인 '무엇을 하고 싶은가'는 학생이 이미 답을 가지고 온다는 전제 위에 서 있는 셈이다. 보도의 수치가 맞다면 그 전제는 흔들린다. 장래희망 보유율로 역산하면 중학생 열 명 중 네 명, 고등학생 열 명 중 세 명 가까이가 그 답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가장 큰 도움으로 꼽은 '현장직업체험'을 가정의 맥락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부모의 직장, 이웃의 일, 지역의 사업장은 학생이 아는 직업 목록을 넓히는 가장 가까운 현장이다. 이는 보도가 검증한 처방이 아니라 보도의 결과에서 끌어낸 이 칼럼의 추론이지만, 진학 희망 비율과 장래희망 보유율이 함께 떨어진 10년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방향이라고 본다.
대학 진학 희망이 줄어든 것은 길이 늘어서일 수도, 길이 안 보여서일 수도 있다. 장래희망 보유율이 함께 떨어졌다는 사실은 후자의 비중을 무겁게 보게 한다.
출처: EBS 뉴스12 — 대학 진학 희망 65%…10년 만에 가장 낮아 (서진석 기자,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