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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정책

교부금은 늘고 학교 예산은 줄어든다: 두 숫자가 동시에 참인 이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둘러싼 '늘었다'와 '깎였다'의 논쟁을 기준선과 고정비 구조로 해부하고, 학교와 학부모가 읽어야 할 지점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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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금은 늘고 학교 예산은 줄어든다: 두 숫자가 동시에 참인 이유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78조9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늘어난다. 그런데 교육계는 이것을 삭감이라고 부른다. EBS 뉴스12가 2026년 8월 24일 보도한 교부금 개편 논쟁의 핵심은 이 역설에 있다. 정부는 총액이 전년보다 줄지 않도록 법으로 보장하겠다고 말하고, 교육감과 교원단체는 물가와 인건비를 감안하면 학교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줄어든다고 맞선다. 양쪽 다 숫자를 들고 있고, 양쪽 다 틀리지 않았다. 다른 것은 기준선이다.

이 칼럼은 이 논쟁을 찬반이 아니라 회계의 문제로 읽는다. '늘었다'와 '깎였다'가 동시에 참일 수 있는 이유를 이해해야, 학교와 학부모가 앞으로 몇 년 동안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가 보인다.

자동 배분을 끊는다는 것의 의미

보도에 따르면 정부 개편안의 핵심은 내국세의 20.79%를 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는 현행 방식을 폐지하는 것이다. 대신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등을 토대로 교부금을 늘리되, 학생 수 감소를 산식에 반영한다. 그 결과 내년 교부금은 올해보다 늘지만, 현행 제도를 유지했을 때와 비교하면 약 20조 원 적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차액은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계정으로 옮겨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등에 쓰인다.

구조적으로 보면 이것은 두 가지를 동시에 바꾸는 개편이다. 하나는 교부금이 세수에 자동으로 연동되는 구조를 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초·중등에 묶여 있던 재원의 일부를 다른 교육 단계로 옮기는 것이다. 정부가 "재정 축소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할 때 기준은 전년 대비 총액이고, 교육계가 "사실상 축소"라고 말할 때 기준은 현행 제도 유지 시의 금액이다. 20조 원이라는 숫자는 후자의 기준에서만 보인다.

보도가 제시한 수치. 내년 교부금 78조9천억 원(올해 대비 증가, 현행 유지 대비 약 20조 원 감소 추산). 교부금의 약 70%는 인건비·학교 운영비·시설 관리비. 현행 내국세 연동 비율 20.79%. 초·중등 재원을 다른 교육 분야로 돌리는 것을 사실상 교육재정 축소라고 주장한 교육·시민단체 363개(보도 기준). 인건비 증가분 약 2.5조 원(박영환 전교조 위원장 발언 기준).

인건비·운영비가 70%인 예산에서 '전년 수준 보장'이 뜻하는 것

교육계 반대의 핵심 논리는 보도의 첫 문장에 있다. 학생 수가 줄어도 학교에 들어가는 돈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교부금의 약 70%가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시설 관리비처럼 줄이기 어려운 비용에 쓰이는데, 물가까지 오르면 실제 가용 재정은 오히려 줄 수 있다는 것이 전국 교육감들의 주장이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의 발언은 이 논리를 더 구체화한다. 인건비가 약 2.5조 원 늘어나는데 개편안은 그 정도만 감당되는 수준이고, 그동안 학교 현장 변화를 위해 요구한 예산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반려돼 왔다는 것이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여기에 논쟁의 진짜 쟁점이 있다. 교육감들의 주장대로 그 70%가 줄이기 어려운 비용이라면 '전년 수준 보장'은 사실상 현상 유지의 보장이고, 현상 유지는 새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 보도는 그 새 수요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 정서·행동 위기학생, 특수·다문화교육 대상자 지원을 든다.

정치가 개입하면서 논쟁의 무대가 바뀐다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교육위원들은 8월 20일 정부에 내국세 연동 방식 폐지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한국교총과 전교조, 교사노조연맹 등 주요 교원단체도 현행 방식 유지를 요구했다. 정부는 8월 28일까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다음 달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보도는 여당에서도 반대가 나오면서 논쟁이 국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구조적으로 보면 이 장면은 교부금 제도의 특성을 보여준다. 내국세 연동 방식은 예산 편성 때마다 다툴 필요가 없는 자동 장치였다. 그것을 산식으로 바꾸는 순간, 교부금은 해마다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항목이 된다. 정부는 총액을 전년보다 줄지 않도록 법으로 보장하고 대규모 재원이 필요할 때 미래대응기금에서 지원할 수 있으므로 재정 축소가 아니라고 보고, 교육계는 세수 연동이라는 자동성을 잃는 것 자체를 불안으로 본다. 이 불안의 실체는 금액이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논쟁에서 가장 주의할 것은 양쪽이 서로 다른 기준선을 두고 같은 숫자를 말한다는 점이다. 정부의 '증가'와 교육계의 '축소'는 둘 다 산술적으로 맞으며, 어느 쪽이 정직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기준선이 학교의 실제 살림에 가까운가의 문제다. 구조적으로 보면 인건비·운영비·시설 관리비 비중이 약 70%인 예산에서 의미 있는 기준선은 총액이 아니라 총액에서 그 비용과 물가 상승분을 뺀 가용 재원이고, 보도가 인용한 어느 쪽도 그 숫자를 직접 제시하지는 않았다. 논쟁이 국회로 옮겨 갈 때 물어야 할 첫 질문은 20조 원의 행방이 아니라 그 가용 재원이 얼마인가라는 것이 이 칼럼의 제안이다.

학교와 학부모가 읽어야 할 것

이 논쟁이 학교 현장과 가정에 닿는 지점은 총액이 아니라 배분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현행 제도 유지 시보다 적게 편성되는 약 20조 원의 차액은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등에 활용되며, 교육·시민단체는 이를 초·중등에서 빠진 재원으로 본다. 교육계의 우려대로라면 초·중등이 새로 감당해야 할 수요, 곧 기초학력과 정서 위기와 특수·다문화 지원은 전년 수준 예산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어느 재량 항목이 먼저 영향을 받을지는 보도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보도는 정부와 교육계 어느 쪽의 손도 들지 않는다. 이 칼럼도 마찬가지다. 다만 '늘었다'와 '깎였다'가 동시에 참인 논쟁에서는, 어느 기준선으로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 첫 번째 독법이다.

교부금은 늘어난다. 학교가 쓸 수 있는 돈이 늘어나는지는 다른 질문이다. 그 두 질문을 구분하는 데서 이번 개편의 독해가 시작된다.

출처: EBS 뉴스12 — 교부금 늘지만…교육계 '결국 깎는 개편' (진태희 기자,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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