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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정책

수시는 기대로 시작하고 정시는 탈락으로 시작한다: 57.3%와 72.2% 사이의 간극

수시 지원자 57.3%는 정시를 준비하지 않고, 정시 지원자 72.2%는 수시 탈락생이다. 진학사 설문이 드러낸 인식과 결과의 간극, 그리고 학원 상담의 구조를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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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는 기대로 시작하고 정시는 탈락으로 시작한다: 57.3%와 72.2% 사이의 간극

수시 지원자의 57.3%는 정시를 준비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정시 지원자의 72.2%는 수시에서 떨어진 뒤 정시로 왔다. 에듀동아가 보도한 진학사 설문의 두 숫자다. 기사에 따르면 두 조사는 수시와 정시 원서접수 이후 각각 수시 지원자 1,500명과 정시 지원자 1,6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별도 설문이므로, 앞의 57.3%가 그대로 뒤의 72.2%가 됐다고 읽을 수는 없다. 그러나 진학사가 지적했듯 실제 입시 통계와 수험생의 인식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수험생의 인식은 "수시에서 끝난다"에 가깝고, 정시 지원자의 다수는 그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은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이 칼럼이 주목하는 것은 개별 수험생의 판단 착오가 아니다. 왜 절반이 넘는 학생이 같은 방향으로 틀리는가, 그리고 그 판단이 형성되는 상담 환경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는가다.

수시 올인은 게으름이 아니라 부담의 계산이다

보도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시 지원자 1,500명 가운데 '전혀 준비하지 않는다'가 40.9%(613명), '거의 준비하지 않는다'가 16.5%(247명)로, 합쳐 57.3%가 정시를 준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사는 이 경향이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챙겨야 하는 부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고, 진학사도 많은 학생이 학생부 관리와 수능 대비를 동시에 하는 데 부담을 느껴 수시에 모든 것을 거는 선택을 한다고 분석했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선택은 게으름이 아니라 유한한 시간을 배분하는 계산의 결과다. 학생부 관리와 수능 대비를 병행해야 하는 부담 앞에서, 두 개를 다 잘하려다 둘 다 놓칠 것 같다는 두려움 앞에서, 눈앞에 보이는 내신에 집중하는 것은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문제는 그 계산이 성공 확률만 계산하고 실패했을 때의 대안을 계산에서 빼놓는다는 데 있다. 기사가 짚었듯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수시에서 불합격하면 대안이 없어지는 위험이 남는다.

진학사 설문 수치(에듀동아 보도 기준, 2026학년도). 수시 지원자 1,500명 중 정시 미준비 57.3%(860명: 전혀 613명, 거의 247명). 정시 지원자 1,649명 중 수시 불합격 후 지원 72.2%(1,191명). 고3 재학생만 보면 86.0%. 두 조사는 별도 표본이다.

조사 표본에서 정시 지원자의 다수는 수시 탈락생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정시 지원자 1,649명 가운데 72.2%인 1,191명이 수시 불합격 뒤 정시에 지원했고, 고3 재학생은 그 비율이 86.0%였다. 기사는 이를 두고 "수시에서 끝내겠다"며 수능 준비를 소홀히 했던 학생 중 상당수가 결국 정시 경쟁에 뛰어드는 셈이며, 특히 재학생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졸업생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

구조적으로 보면 여기서 두 개의 비대칭이 겹친다. 하나는 시점의 비대칭이다. 이 칼럼은 기사가 말한 '대안이 없어지는 위험'을 선택의 비가역성으로 읽는다. 수시 결과를 확인하는 시점에는 그해 수능 준비를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상대의 비대칭이다. 기사가 지적하듯 재학생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졸업생과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재학생 86.0%가 수시 탈락 후 정시로 왔다는 수치는, 이 칼럼이 보기에 정시라는 경기장이 처음부터 재학생에게 불리하게 짜여 있다기보다, 재학생 대부분이 준비 없이 그 경기장에 들어선다는 뜻으로 읽힌다.

상담이 합격 가능성만 말할 때 생기는 일

우연철 소장은 보도에서 수시 상담을 하다 보면 자신의 합격 가능성을 높게 판단해 수능 준비를 소홀히 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칼럼이 던지는 가설은 그 낙관이 학생 혼자 만든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합격 가능성을 높게 제시하는 상담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듣기 좋고, 실패 시 대안까지 짚는 상담은 부담을 늘리는 말이라 환영받기 어렵다. 이는 이 글의 가정이지 보도가 확인한 사실이 아니다.

57.3%라는 수치가 개인의 착오라기보다 집단적 경향이라면, 그 경향을 만드는 정보 환경을 묻는 것은 자연스럽다. 만약 상담이 합격 가능성만 말하고 실패 시 대안을 말하지 않는다면, 수시 올인은 학생만의 선택이라 보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이 칼럼의 추론이다.

이 가설을 학원 상담의 맥락으로 옮기면 한 가지 구조가 드러난다. 상담의 성과가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으로 측정되는 한, 합격 가능성을 높게 말하는 쪽이 유리하고 실패 시나리오를 먼저 꺼내는 쪽은 불리하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것이 개별 상담자의 정직성 문제라기보다 상담이라는 서비스가 놓인 인센티브의 문제에 가깝다. 그렇다면 해법도 개인의 양심에 맡기기보다 상담의 형식 자체에 실패 시 대안을 포함시키는 쪽이 현실적이다. 수시 지원 카드를 짤 때 '떨어졌을 때의 정시 가능 범위'를 같은 종이에 적게 하는 것만으로도 57.3%라는 숫자의 일부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칼럼의 추론이다. 물론 이는 보도가 검증한 처방이 아니라 이 글의 제안이다.

안전장치의 값은 실패 이후에 계산된다

우연철 소장은 수능 성적을 대입 실패를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표현했다. 이 칼럼의 독법으로는 안전장치의 특징은 쓰지 않았을 때 비용만 보이고, 써야 할 때가 되어서야 값어치가 보인다는 데 있다. 수시에 합격한 학생에게 수능 공부는 낭비한 시간처럼 보이고, 수시 불합격 뒤 정시까지 입시를 이어가는 학생에게는 남은 대안이 된다. 어느 쪽이 될지는 발표 전에 알 수 없으므로, 문제는 준비 여부가 아니라 준비의 최소선을 어디에 두느냐다.

보도가 제시한 수치가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하다. 정시 지원자 열 명 중 일곱은 수시로 끝내지 못한 학생이다. 그렇다면 상담 테이블에서 물어야 할 첫 질문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가 아니라 "떨어지면 무엇이 남는가"여야 한다는 것이 이 칼럼의 결론이다.

2026학년도 두 설문은 수시 지원의 기대와 정시 지원의 수시 불합격 경험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 칼럼의 추론으로는, 그 간극을 줄이는 데에는 학생 개인의 의지보다 상담이 실패의 경우를 먼저 다루는 방식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출처: 에듀동아 — "수시만 믿었다간 낭패"…정시 지원자 72%는 수시 탈락생 (장진희 기자, 진학사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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