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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수업

AI에게 배울 수는 있지만 AI로 자라지는 않는다: 잉 쉬가 말하는 두 지표의 차이

하버드 잉 쉬 교수 인터뷰 분석: AI 동반자는 이해·어휘를 높이지만 대화 주도와 관계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도구가 있을 때의 성적과 없을 때의 실력을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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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배울 수는 있지만 AI로 자라지는 않는다: 잉 쉬가 말하는 두 지표의 차이

AI를 "헤이"라고 호출하는 습관이 아이의 예절을 잊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고 하버드 교육대학원 잉 쉬(Ying Xu) 조교수는 하버드 에드캐스트(EdCast) 인터뷰에서 말한다. 그런데 그가 내놓은 답은 그 걱정의 방향을 바꾼다. 쉬 교수의 연구에서 아이들은 AI와 대화하며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하고 어휘를 더 많이 배웠고, 일부 경우에는 학습 효과가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비견될 정도였다. 한편 쉬 교수는 자신의 연구에서 아이들이 사람과 말할 때 더 몰입했고, 대화를 스스로 이끌었으며, 후속 질문을 던지고 자기 생각을 꺼냈다고 관찰했다. 이 두 결과는 모순이 아니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것이 AI 학습 논쟁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구분, 곧 '배운다'와 '자란다'의 차이다.

쉬 교수의 연구 대상은 유치원생부터 초등 고학년까지다. 그가 책 읽기·TV 시청·스토리텔링 활동용으로 개발해 실험한 AI 동반자 가운데 그림책 읽기에 쓰인 한 사례는, 스마트 스피커가 그림책을 읽어 주다 멈추고 등장인물의 문제와 감정, 다음 전개를 묻고, 아이의 답을 듣고 작은 힌트를 준다. 보호자나 교사가 하는 역할을 흉내 내는 셈이다. 쉬 교수는 자신의 연구에서 대화형으로 참여한 아이들이 수동적으로 듣기만 한 집단보다 이야기 이해와 어휘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고 말한다.

배우는 것과 자라는 것은 같은 지표가 아니다

쉬 교수 자신이 단서를 단다. AI에서 학습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AI는 사람과의 실제 대화가 주는 고유한 이점을 온전히 재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가 든 근거는 자기 연구의 관찰이다. 아이들은 AI와도 꽤 말이 많았지만 사람과 말할 때 더 몰입했고, 대화의 방향을 스스로 잡고 되묻고 자기 생각을 나누는 경향이 컸다. 쉬 교수는 이 아이 주도적 요소들이 언어 발달에 결정적이라고 보며, 바로 그 지점에서 AI가 아직 부족하다고 말한다.

구조적으로 보면 여기서 학습 도구 평가의 지표 문제가 드러난다. 이해도와 어휘량은 측정하기 쉽고 개입 직후에 잡힌다. 대화를 이끄는 힘, 되묻는 습관, 관계를 쌓는 경험은 측정이 어렵고 시간이 걸린다. 앞의 지표만으로 도구를 고르면 뒤의 것이 빠진 줄도 모르고 빠진다. 쉬 교수가 AI의 정보 접근 기능을 아이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역으로 본다고 말한 대목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아이들이 AI에게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질문이고, 화산 속이 궁금해서 묻든 수학 숙제를 묻든, AI는 지식 접근을 크게 넓혔다는 것이다. 단, 정보를 비판적으로 다룰 수 있고 허위 정보의 가능성을 안다는 조건이 붙는다.

쉬 교수 인터뷰의 핵심 논점. AI 동반자와 대화한 아이는 수동 청취 아이보다 이해·어휘가 앞섰고 일부는 사람 상호작용에 비견됐다. 그러나 아이는 사람과 말할 때 더 몰입하고 대화를 주도했다. 챗GPT를 쓴 학생은 더 나은 에세이를 쓰지만, 도구가 없을 때도 더 잘 쓰는지는 아직 연구 중이다. 유아기부터 AI 리터러시를 가르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도구가 있을 때의 성적과 도구가 없을 때의 실력

학습 논의에서 쉬 교수가 던지는 질문은 학원과 학교가 도구를 고를 때 그대로 가져가도 좋을 만큼 정확하다. 챗GPT를 보조로 쓴 학생이 더 높은 품질의 에세이를 낸다는 증거는 꽤 견고하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학생이 챗GPT가 없을 때도 더 잘 쓰는가이며, 이것이 지금 많은 연구의 초점이다. 떠오르는 결론은 AI가 답을 주는 대신 글쓰기 기술을 키우도록 안내하는 비계(scaffolding)로 설계될 때 학습에 더 오래 남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쉬 교수는 여기에 '생산적 씨름(productive struggling)'이라는 개념을 붙인다. 학생이 문제에 막혀 한참을 씨름하는 것은 반드시 나쁜 일이 아니며, 스스로 이해를 구성할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의 연구가 단기 성과 향상을 넘어 도구가 깊고 장기적인 학습을 키우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본다. 이 칼럼의 독법으로는 이 질문이 한국의 AI 학습 도구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도구를 쓸 때 정답률이 오른다는 것과, 도구를 치웠을 때 실력이 남는다는 것은 다른 주장이다. 이는 이 인터뷰에서 소개된 연구로부터 끌어낸 추론이지 한국 현황의 측정치는 아니다.

예의를 잃는 문제보다 경계가 흐려지는 문제

사회성 논의에서 쉬 교수는 흔한 걱정을 정직하게 다룬다. 아이들은 사회적 예절을 남의 행동을 보고 배우는데, AI는 사회 규범을 늘 따르지 않고 공손한 말을 유도하지도 않는다. 그의 팀은 아이들이 AI에게 명령하거나 모욕하는 장면을 관찰했다. 이 습관이 사람과의 관계로 옮겨 간다는 결정적 증거는 아직 없다고 그는 말한다. 다만 아이들이 AI와의 대화에서 언어 습관을 익혀 이후 사람과의 대화에 쓸 수 있다는 일부 증거는 있으며, 그것이 장난인지 실제 행동 변화인지는 불확실하다.

흥미로운 것은 그다음이다. 쉬 교수에 따르면 아마존 에코 닷은 아이가 "please"를 붙이면 "그렇게 예쁘게 물어봐 줘서 고맙다"고 답하는 '공손 모드'를 도입했다. 옳은 방향일 수 있다고 그는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아이의 눈에 AI와 사람의 경계를 흐리게 할 위험을 함께 지적한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대목이 인터뷰의 진짜 긴장이다. AI를 더 사람처럼 만들수록 학습과 예절의 단기 지표는 좋아질 수 있지만, 쉬 교수가 많은 이들이 특히 우려한다고 전한 문제, 곧 아이가 주변 사람보다 AI에 더 애착을 갖게 되는 문제는 오히려 커질 수 있다.

보완재로 설계하라는 두 가지 조건

쉬 교수의 결론은 양쪽의 기대와 우려가 모두 타당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의 입장은 잘 설계되고 아동 중심적인 AI를 사람 상호작용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로 받아들이자는 것이며, 그 조건으로 두 가지를 든다. 첫째, AI의 본질을 투명하게 알려 아이가 프로그램과 대화하고 있음을 이해하게 하는 것이다. 유치원 나이의 아이도 AI 리터러시를 배울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둘째, AI를 사람 사이의 연결을 촉진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그의 팀이 개발한 세서미 캐릭터 AI는 아이에게만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대화에 계속 참여하도록 프롬프트를 던졌고, 그 결과 아이의 언어 발달과 가족의 유대가 함께 강화됐다.

정보 평가 문제도 같은 논리로 이어진다. 쉬 교수의 설명으로는 구글 검색은 인용이 딸린 여러 출처를 보여주지만 생성형 AI는 모든 것을 섞어 다시 써 주기 때문에 출처를 알 수 없고, 대화체로 말하기 때문에 사람의 지식과 기계 생성물의 경계가 흐려진다. 그가 제안하는 것은 교육자와 개발자의 공동 책임이다. 학교는 AI의 작동 원리와 평가 전략을 가르치고, 개발자는 정보를 신뢰하기 전에 멈춰 생각하게 하는 반성 프롬프트와 경고를 제품 안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AI가 아이를 가르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쉬 교수의 연구는 조건부로 '그렇다'고 답한다. 남는 질문은 다른 것이다. 그 AI가 아이를 사람에게서 멀어지게 설계됐는가, 사람에게로 돌려보내게 설계됐는가.

출처: Harvard Graduate School of Education, EdCast — The Impact of AI on Children's Development (Ying Xu 인터뷰, Jill Anderson,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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