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정책
자연계 1.92등급은 실력이 아니라 줄의 길이다: 수시 합격선 5년 최고치 읽는 법
서울권 수시 교과전형 합격 내신 5년 최고치(자연 1.92등급). 학생 수·N수생·9등급제 마지막 해라는 변수로 합격선 상승을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서울권 대학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합격생의 내신 평균 등급이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았다. 에듀동아가 전한 종로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권 41개 대학 학생부교과전형 최종등록자의 내신은 인문계 평균 2.28등급, 자연계 1.92등급이었다. 자연계는 2022학년도 2.22등급에서 2025학년도 2.08등급으로 매년 오르다 올해 처음 1등급대에 들어섰다. 이 칼럼은 이 숫자를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흔한 결론으로 읽지 않는다. 구조적으로 보면 이 수치는 합격선이 아니라 합격선을 밀어 올린 두 변수, 곧 학생 수와 N수생의 수시 진입을 보여주는 지표이고, 그 두 변수는 올해 다시 움직인다.
1.92등급을 만든 두 변수
종로학원은 합격선 상승의 주요 원인을 두 가지로 짚었다. 하나는 이른바 황금돼지의 해인 2007년생의 영향으로 지난해 고3 학생 수가 전년보다 3만 7,467명 많았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N수생이 정시뿐 아니라 수시에도 상당수 지원했다는 점이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두 원인은 성격이 다르다. 종로학원이 2007년생 규모를 원인으로 든 점을 바탕으로, 이 칼럼은 학생 수를 단기간에 바꾸기 어려운 조건으로, N수생의 수시 지원을 제도 변화에 반응하는 선택으로 나누어 본다.
이 칼럼의 구조적 해석으로는, 종로학원이 원인으로 든 학생 수 증가와 N수생의 수시 지원은 둘 다 지원자 수를 늘리는 요인이고, 지원자가 늘면 합격선은 오르는 쪽으로 압력을 받는다. 자연계 1.92등급을 실력의 변화로만 읽기보다, 같은 자리를 두고 더 많은 사람이 줄을 섰다는 신호로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다. 서울권만의 현상도 아니다. 종로학원 집계로 경인권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생 내신은 인문계 3.37등급, 자연계 3.12등급으로 5년 새 최고치였고, 지방권도 인문계 4.35등급, 자연계 4.16등급을 기록했다.
종로학원 집계 수치. 서울권 41개 대학 학생부교과전형 최종등록자 내신 평균: 인문 2.28등급, 자연 1.92등급(5년 새 최고). 자연계 추이: 2022학년도 2.22 → 2025학년도 2.08 → 올해 1등급대 첫 진입. 경인권 학종 인문 3.37·자연 3.12, 지방권 인문 4.35·자연 4.16. 지난해 고3 학생 수 전년 대비 3만 7,467명 증가, 올해 고3 43만 520명.
9등급제 마지막 해라는 변수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대입이 현행 내신 9등급제의 마지막 입시라는 점을 들어, 수시 전형에 지원하는 N수생이 올해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봤다. 고3 학생 수는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43만 520명으로 2024, 2025학년도보다 많아, 수시 내신 합격 점수는 하락할 가능성보다 오를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더 높다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이 전망의 논리를 이 칼럼은 이렇게 읽는다. 제도 전환 뒤 기존 성적표가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원문이 다루지 않는다. 다만 임성호 대표가 '9등급제 마지막 입시'를 N수생 지원의 근거로 든 이상, 9등급제로 산출된 성적표를 가진 N수생에게 올해 수시가 마지막 기회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 이 칼럼의 추론이다. 그렇다면 학생 수가 줄어도 지원자 수는 줄지 않을 수 있고, 합격선의 방향도 학생 수만으로는 예측되지 않는다.
합격선이 오를 때 전년도 입결은 출발선이 된다
합격선이 오르는 국면에서 전년도 입결은 하한선이 아니라 출발선이 된다는 것이 이 칼럼의 해석이다. 종로학원의 전망대로 올해도 합격 점수가 오른다면, 전년도 평균에 맞춘 지원은 전년과 같은 안전도가 아니라 그보다 낮은 안전도를 감수하는 선택이 된다. 또한 41개 대학의 평균은 개별 대학·학과의 합격선을 말해 주지 않는다. 자연계 2.22에서 1.92로 이어진 추세선 자체가 정보이되, 그 정보는 방향을 알려 줄 뿐 특정 학과의 선을 알려 주지는 않는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올해가 특히 관측 가치가 큰 해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종로학원의 분석대로라면 지난해에는 두 변수, 곧 고3 학생 수 증가와 N수생의 수시 지원이 같은 방향으로 합격선을 밀었다. 그 경우 둘 중 무엇이 더 큰 힘이었는지는 가려내기 어렵다. 그런데 올해는 원문이 전하듯 고3 학생 수가 지난해보다 줄었고, 임성호 대표는 그럼에도 수시에 지원하는 N수생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칼럼의 추론으로는 두 변수가 갈라질 수 있는 해다. 만약 그럼에도 합격선이 오른다면 상승의 주된 힘이 학생 수보다 N수생 쪽이었다고 읽을 근거가 생기고, 내년 제도 전환 이후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권역별 수치가 서로 다른 전형이라는 점이다. 서울권은 학생부교과전형, 경인권과 지방권은 학생부종합전형 집계다. 각 집계가 최근 5년 최고치라는 점까지는 원문이 말해 주지만, 권역 간 상승폭을 비교하려면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
내신 상승이 학원에 던지는 질문
이 칼럼이 상담에 적용해 보면, 이 수치를 "내신을 더 올려야 한다"로 번역하는 것보다 정확한 번역은 "같은 내신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의 범위가 좁아졌다"이고, 그 원인의 상당 부분은 개별 학생의 노력 밖에 있는 학생 수와 N수생 유입이다. 통제할 수 없는 변수 때문에 좁아진 범위를 통제할 수 있는 변수, 곧 전형 선택과 대학 선택으로 다시 넓히는 것이 상담의 역할이 된다.
내년부터는 내신 체계가 바뀐다. 올해의 1.92등급이 내년에 어떤 숫자로 이어질지는 지금의 자료로 말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올해 수치가 자연계 상승 추세의 끝을 말해 주는 것이 아니라 제도 전환 직전의 마지막 관측치라는 점이다.
종로학원은 학생 수 증가와 N수생의 수시 지원을 합격선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고, 임성호 대표는 9등급제 마지막 해라는 점을 근거로 올해도 오를 가능성을 전망했다. 합격선을 읽을 때 실력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줄의 길이다.
출처: 에듀동아 — 인서울 수시 합격 내신 5년새 최고치…자연계도 1등급대 진입 (종로학원 분석, 장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