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I·수업

막기 전에 가르쳐야 할 것: 학교의 AI 금지 논쟁이 영어 숙제에 남기는 질문

학교의 AI 금지가 학생의 사용을 멈추지 못한다는 의견 글을 바탕으로, 금지와 함께 가르쳐야 할 AI 리터러시를 영어 수업과 숙제에 옮겨 읽는다.

MakeItClear읽는 시간 7분

막기 전에 가르쳐야 할 것: 학교의 AI 금지 논쟁이 영어 숙제에 남기는 질문

1. 금지가 멈추지 못한 것

2026년 9월 초 미국 뉴욕시 공립학교와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가 학교 안에서 AI 사용을 멈추는 조치를 내놓았다. 에듀서지에 실린 의견 글에서 이베트 렌테리아는 이 결정을 두고 금지 그 자체보다 금지 다음에 무엇을 가르칠지를 묻는다. 필자는 커먼센스미디어에 속한 유스 AI 안전연구소(Youth AI Safety Institute)의 최고프로그램책임자이며, 자신을 학부모이자 전직 교사로 소개한다. 조사 보도가 아니라 한 사람의 주장을 담은 의견 글이라는 점을 먼저 적어 둔다.

필자가 근거로 드는 숫자는 커먼센스미디어의 전국 대표 표본 조사다.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의 금지 발표 이전에 진행된 이 조사에서 학교에서 어떤 도구가 금지된 적이 있다고 답한 10대는 44%였고, 그중 59%는 그 도구를 개인 기기로 계속 썼다고 답했다. 필자는 금지가 쉬운 답을 찾는 학생에게 과속방지턱 정도는 될 수 있어도, 집이나 개인 기기에서 같은 도구를 쓰는 것까지 막지는 못한다고 본다. 기사에는 표본 크기와 조사 시기가 나와 있지 않다.

그렇다고 필자가 금지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금지가 학교에 AI 리터러시를 어떻게 가르칠지 정할 시간을 벌어 준다는 점에서는 지지한다고 쓴다. 글의 중심 주장은 금지하든 하지 않든 학생은 AI를 쓰게 되니, 그 세계를 안전하게 지나가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상황을 금욕만 가르친 성교육이 효과를 내지 못한 일에 빗댄다.

2. 연구소가 본 위험은 일상 속에 있다

필자는 AI가 지정학적 위협이 되거나 스스로 의식을 갖게 될 수 있다는 큰 위험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집중하는 것은 아이들이 매일 마주치는 작은 위험이라고 말한다. 필자에 따르면 연구소는 6개월 동안 10대 전용으로 설계된 주요 AI 제품과 일반 사용자용 도구를 시험했고, 기사에 이름이 나온 것은 ChatGPT for Teens와 10대 보호 기능을 적용한 구글 제미나이다. 필자는 연구소의 역할을 AI의 '충돌 시험용 인형'에 빗댄다.

필자가 전하는 결과는 이렇다. 주요 챗봇이 자살 생각의 신호를 놓치고, 정신증의 징후에 맞장구치며, 섭식장애 지원에 관해 틀린 정보를 주고, 주어진 숙제는 모두 대신 해 주었다는 것이다. 사례로는 ChatGPT for Teens가 '위험한' 대화를 부모에게 알리겠다고 했지만, 시험자들이 위기 상황의 대화를 흉내 냈을 때 알림이 가지 않았다는 점을 든다. 다만 기사에는 시험 횟수와 방법, 제품별 결과 수치가 실려 있지 않으므로 이 대목은 연구소 쪽의 요약으로 읽어야 한다.

영어 수업과 직접 맞닿는 것은 마지막 관찰, 즉 챗봇이 숙제를 모두 대신 해 주었다는 부분이다. 해석, 요약, 서술형 답안처럼 영어 숙제의 많은 부분은 문장을 만들어 내는 일이고, 그것은 챗봇이 가장 잘하는 일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막아도 개인 기기로 계속 쓴다는 앞의 조사 결과와 겹쳐 보면, 금지 정책보다 숙제의 형식이 먼저 질문을 받게 된다. 이 문단의 뒷부분은 이 칼럼의 해석이다.

3. 차단은 수업이 아니다

필자는 금지가 학교 관리자에게 성공적인 도입이 어떤 모습인지 고민할 시간을 주지만 문제의 한쪽만 해결한다고 말한다. 다른 한쪽은 AI 리터러시, 즉 AI가 점점 깊이 들어온 세상에서 자라는 법을 가르치는 일이다. 쓰지 못하게 한 도구를 왜 가르치느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필자는 알고 있다. 필자가 말하는 리터러시는 도구 사용법이 아니라 그 도구를 둘러싼 판단에 가깝다.

필자가 꼽는 내용은 네 가지다. 인터넷의 딥페이크 이미지를 가려내는 일, AI가 친구처럼 굴지만 실제로는 매끄러운 대화 화면을 얹은 대규모 언어 모델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일, AI가 창작을 돕는 경우와 창작을 통째로 대신하는 경우를 따져 보는 일, AI가 만든 답에서 편향과 잘못된 정보를 찾아내는 일이다. 필자는 학생들이 구글 검색이나 스냅챗의 렌즈 기능처럼 이미 일상에서 AI를 쓰고 있다고 덧붙인다.

뉴욕시의 'AI 일시 중지' 정책은 고등학교가 해마다 45분짜리 수업 두 번을 가르치도록 했다. 필자는 이를 좋은 출발이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이 수업이 효과를 냈는지에 대한 자료는 기사에 없다.

4. 영어 수업으로 옮기면: 답을 막기보다 근거를 묻는다

여기서부터는 이 칼럼의 제안이다. 필자가 꼽은 네 가지 가운데 영어 수업에서 바로 다룰 수 있는 것은 셋째와 넷째, 즉 AI가 일을 대신하는 경우를 가려내는 일과 AI 답의 잘못된 정보를 찾는 일이다. 학생이 AI로 만든 해석이나 요약을 가져왔을 때 그것을 규칙 위반으로만 다루면 수업에 남는 것이 없다. 대신 그 답이 지문의 어느 문장, 어느 단어에 근거하는지 짚게 하면 AI의 답은 검토할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지문 요약을 AI에게 맡겼다면, 요약의 각 문장이 원문 몇 번째 문장에서 왔는지 학생이 표시하게 할 수 있다. 원문에 없는 주장이 끼어 있거나 핵심 문장이 빠졌다면 그것을 찾아내는 일이 즉 필자가 말한 잘못된 정보를 가려내는 연습이 된다. 서술형 답안이라면 AI가 바꿔 쓴 문장과 원문 사이에서 의미가 달라진 지점을 찾게 할 수 있다. 판단의 기준을 원문에 두면 AI를 썼는지보다 학생이 지문을 읽었는지가 드러난다.

숙제의 무게도 다시 나눌 수 있다. 결과 문장 하나를 내는 과제는 쉽게 대신 맡길 수 있지만, 왜 그 답인지를 지문의 근거와 함께 설명하는 과제는 대신 맡기기 어렵다. AI를 쓰면서도 학생이 애쓰는 과정을 지키는 수업 설계는 영어 교사 두 명의 사례를 다룬 글에서도 살펴본 바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의 효과를 측정한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수업 상황에 맞춰 시험해 볼 제안으로 읽어 주시면 좋겠다.

5. 이 글에서 가져갈 것과 남겨 둘 것

필자의 결론은 짧다. AI가 무엇인지 가르치고, 왜 AI가 비판적 사고를 무디게 하는지, 왜 친구처럼 굴지만 친구가 아닌지 가르친 뒤, 언제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일러 주라는 것이다. 금지냐 허용이냐를 묻던 질문을 무엇을 가르칠 것이냐로 옮긴 점이 이 글의 쓸모다.

남겨 둘 것도 분명하다. 금지 이후의 사용을 보여 주는 숫자는 금지 발표 이전의 조사에서 나왔고, 연구소의 시험 결과에는 방법과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으며, AI 리터러시 수업의 효과를 보여 주는 자료도 제시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글은 정책의 근거라기보다 학교와 가정이 같은 질문을 놓고 이야기를 시작할 계기로 읽는 편이 맞다.

영어 지문을 원문 근거로 읽는 자료가 필요하시면 MakeItClea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Yvette Renteria, 「Pause AI in Schools. But Not Before You Do This First.」, EdSurge(Opinion), 2026년 10월 26일, https://www.edsurge.com/news/pause-ai-in-schools-but-not-before-you-do-this-first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