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정책
활용률 5.2%가 말하는 것: 교과서에서 교육자료가 된 AI 디지털교과서
EBS 뉴스(2026년 9월 22일)가 전한 AI 디지털교과서 활용률 5.2%, 대구 제외 2.7%, 구독료 예산 편성 교육청 네 곳, 2천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 교육자료가 된 도구가 교실에서 빠지는 이유를 분석한다.

2026년 1학기, AI 디지털교과서를 수업에 쓴 학교는 5.2%였다. EBS 뉴스 송성환 기자가 2026년 9월 22일 보도한 수치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이는 1년 전보다 3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숫자다. 2025년 1학기에는 활용률이 34%를 넘었다. 1년 만에 열 곳 가운데 세 곳 넘게 쓰던 도구가, 이제 스무 곳 가운데 한 곳 정도에서만 쓰이고 있다.
이 숫자만 보면 "AI 교과서가 실패했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이 칼럼은 그 결론이 보도가 보여 주는 것보다 한 걸음 앞서 나간다고 본다. 보도가 실제로 보여 주는 것은 도구의 성패라기보다, 교실에 들어오는 도구가 무엇에 기대어 버티는지에 가깝다.
숫자를 읽을 때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보도는 활용률을 '사용 학교'의 비율로 설명할 뿐, 한 학교 안에서 얼마나 자주, 어떤 과목과 학년에서 쓰였는지는 따로 밝히지 않는다. 따라서 5.2%는 이 도구를 쓴 학교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 주는 숫자로 읽는 것이 안전하다. 수업이 실제로 얼마나 달라졌는지, 학생이 더 잘 배웠는지는 이 숫자만으로 알 수 없다.
선택은 그대로였는데 사용이 줄었다
EBS 보도에 따르면 AI 디지털교과서는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됐지만, 도입 첫해에 법적 지위가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바뀌었다. 보도는 2025년 8월 국회에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되던 장면을 함께 보여 준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사실이 하나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교과서 지위였던 2025년 1학기에도 사용 여부는 학교 선택에 맡겨져 있었다. 그때 34%를 넘는 학교가 이 도구를 골랐고, 교육자료가 된 2026년 1학기에는 그 비율이 5.2%로 줄었다. 두 학기 모두 학교가 고르는 구조였다는 점에서, 이 하락을 '의무가 사라져서 안 쓰게 됐다'는 이야기로 읽기는 어렵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달라진 것은 선택의 형식보다 선택을 뒷받침하던 조건이다. 교과서라는 지위는 이 도구가 앞으로도 수업의 정식 일부로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였고, 보도가 함께 전하듯 예산 지원도 그 지위와 함께 움직였다. 지위가 내려가고 예산 지원이 크게 줄자, 학교가 같은 도구를 다시 고를 이유도 함께 약해졌을 수 있다. 다만 보도는 학교들이 어떤 이유로 사용을 그만두었는지 직접 조사하지 않았으므로, 활용률 하락의 원인을 지위나 예산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대목은 학교의 선택이 무엇에 기대고 있었는지를 되묻게 한다. 2025년에 이 도구를 고른 학교들이 수업에서 확인한 효과를 근거로 골랐다면, 지위와 예산이 바뀌어도 상당수는 계속 쓰려 했을 것이다. 1년 만에 대부분이 손을 뗐다는 사실은, 그 선택을 붙들어 둘 만큼 수업 속 근거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
남은 학교는 어디에 있는가
보도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남아 있는 5%의 분포다. EBS에 따르면 남은 학교의 절반가량이 대구에 몰려 있고, 대구를 제외하면 활용률은 2.7%에 그친다.
보도의 수치를 그대로 따라가면, 전국 평균 5.2%는 지역마다 고르게 퍼진 숫자가 아니다. 대구를 뺀 나머지 지역에서는 활용 학교가 마흔 곳 가운데 한 곳 정도(2.7%)에 머문다. 같은 도구가 어떤 지역에서는 여전히 쓰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사라진 셈이다.
예산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보도에 따르면 2026년 구독료 예산을 따로 편성한 교육청은 대구, 경북, 울산, 제주 네 곳뿐이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학교 자체 예산 등으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두 사실을 나란히 놓으면 활용이 예산 지원이 이어진 지역에 남아 있는 모습으로 읽힌다. 보도가 둘 사이의 인과 관계를 직접 따지지는 않았으므로, 이것은 어디까지나 추론이다. 그래도 학교 현장의 선택이 교육적 판단만큼이나 비용 구조에 묶여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짚어 둘 만하다. 학교 예산으로 구독료를 내야 한다면,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도구는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항목이 되기 쉽다.
서두른 도입이 남긴 비용
EBS 보도는 법적 공방도 함께 전한다. 정부 방침을 믿고 개발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다며 발행사들이 잇따라 소송을 냈다. 행정소송은 다툼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잇따라 각하됐지만, 2천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과 헌법소원은 보도 시점에 아직 진행 중이었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소송 자체의 결론과는 별개로 이 공방이 남기는 비용도 있다. 정부 방침에 맞춰 개발에 투자한 쪽이 손해를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새로운 교육 도구가 정책으로 추진될 때 개발하는 쪽과 쓰는 쪽 모두가 더 조심스러워질 수 있음을 뜻한다. 정책이 신뢰를 잃는 데 드는 비용은 예산표에 바로 드러나지 않지만, 교실에 새로운 시도가 들어오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보도는 감사원의 판단도 소개한다. 보도에 따르면 감사원은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정책 추진 전반을 들여다본 뒤, 충분한 시범운영과 실제 수업을 통한 검증 없이 도입을 서둘렀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지적에 대한 EBS 뉴스의 요약 표현이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한 문장이 활용률 5.2%보다 더 많은 것을 설명한다. 교사가 수업에서 효과를 확인하기 전에 제도가 먼저 정해졌고, 제도가 바뀌자 교실은 그 도구를 계속 붙들 이유를 충분히 갖지 못했다. 도입의 속도와 검증의 속도가 어긋날 때, 그 비용은 결국 교실과 발행사, 예산 모두에 나뉘어 돌아온다.
교실이 가져갈 질문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보도가 학교와 가정에 남기는 질문은 AI 교과서를 쓸지 말지보다 넓다. 새 도구가 들어올 때마다 그것이 실제 수업에서 무엇을 나아지게 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는지, 그 확인을 누가 했는지를 묻는 일이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교사가 새 도구를 고를 때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해 볼 수 있다. 첫째, 짧게라도 시범으로 써 보고 이전 수업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비교할 기준이 있는가. 둘째, 그 도구가 해당 단원의 수업 목표와 직접 연결되는가. 셋째, 예산이나 제도가 바뀌어 지원이 끊겨도 수업이 흔들리지 않는가. 이 보도가 보여 준 것은 세 번째 질문에 답하지 못한 도구가 얼마나 빨리 교실에서 빠질 수 있는지다.
학부모의 질문도 비슷하다. 학교가 어떤 디지털 도구를 쓰는지보다, 그 도구로 아이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묻는 편이 낫다. 아이가 같은 내용을 종이 위에서도, 처음 보는 문제에서도 해낼 수 있는지가 더 오래 남는 확인 방법이다.
영어 수업을 예로 들면, 화면 속 문제를 몇 개 풀었는지보다 학생이 처음 보는 지문을 스스로 읽고 이해하게 되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 칼럼은 도구를 고를 때 '얼마나 새로운가'보다 '우리 수업에서 무엇이 확인되었는가'를 먼저 묻는 습관이, 다음 정책 변화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 교실을 만든다고 본다. 도구는 바뀌어도, 학생이 실제로 배웠는지 확인하는 질문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활용률 5.2%라는 숫자가 우리에게 남기는 가장 쓸모 있는 교훈도 결국 그 질문을 먼저 세우라는 것이다.
출처: EBS 뉴스, 송성환 기자, 「교육자료 된 AI 교과서, 활용 학교는 5%뿐」, 2026년 9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