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정책
대학이 항목 대신 흐름을 본다고 공개했을 때: 2027 학종 가이드북 읽기
서울대·서강대·한양대 등 6개교 2027학종 가이드북이 공통으로 말하는 '항목 아닌 흐름' 평가의 구조와, 학원 상담 관행과의 충돌 지점을 분석한다.

이 칼럼은 "무엇을 더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베리타스알파가 서울대·서강대·한양대·서울시립대·동국대·인하대 등 6개 대학의 2027학종 가이드북을 종합해 보도한 내용은 활동을 더하는 일보다 관심과 학습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데 무게를 둔다. 보도에 따르면 핵심은 '학생부를 채우는 것'보다 학교생활 속에서 자신의 관심과 학습을 어떻게 발전시켜 왔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으며, 대학은 내신등급이나 활동 개수를 단편적으로 보지 않고 학생부 전체의 맥락에서 관심이 탐구와 활동으로 어떻게 확장됐는지를 읽어낸다.
이 칼럼이 주목하는 것은 2027학종 가이드북에서 이 기준이 공개됐다는 점이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평가 기준을 공개하는 선택은 그것이 공개될 때 더 나은 지원자를 얻는다는 판단으로 읽히며, 그렇다면 그것은 학종을 둘러싼 '스펙 경쟁'이 대학이 원하는 학생을 걸러내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는 신호다.
항목이 아니라 흐름을 읽는다는 것
보도가 정리한 대학들의 공통 기준은 '항목별 스펙'이 아닌 '하나의 성장 이야기'다. 좋은 학생부는 세특, 창체, 진로활동을 각각 화려하게 채운 학생부가 아니라 서로 다른 기록이 하나의 성장 과정으로 연결되는 학생부라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한양대는 교과학습발달상황과 세특, 창체를 연결해 누적된 역량을 확인하는 '누적형 평가'를 실시하며 기록의 연계성과 일관성을 강조하고, 서울시립대는 특정 과목의 관심이 탐구나 동아리로 이어졌는지, 교과에서 생긴 궁금증이 심화학습으로 확장됐는지를 종합적으로 확인한다.
구조적으로 보면 이는 평가 단위의 변경이다. 항목 단위로 평가하면 항목마다 최고치를 채우는 전략이 합리적이고, 그 전략은 외부에서 사 올 수 있는 활동일수록 유리하다. 흐름 단위로 평가하면 각 항목의 크기보다 항목 사이의 인과가 중요해지고, 인과는 학생 본인의 학교생활 안에서만 만들어진다. 보도가 전한 한양대의 안내, 곧 기록 분량보다 관심 분야를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발전한 과정이 나타나는지가 중요하며 교사별 기재방식이 달라도 활동의 구체성이 담보되면 불이익이 없다는 말은, 이 칼럼이 보기에 그 변경을 가장 명시적으로 드러낸다.
보도가 6개교 안내에서 정리한 핵심(베리타스알파). 학생부는 항목별 스펙이 아닌 하나의 성장 이야기. 출발점은 수업이며 세특의 질문·탐구가 핵심. 과목 선택은 이유와 위계가 중요하고, 서울대는 어려운 과목 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안내. 진로가 바뀌어도 불리하지 않으나 변화 이후의 학습이 설명돼야 한다. 공동체역량은 직책이 아닌 실제 행동.
출발점은 수업이다
보도에 따르면 학생부 경쟁력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활동은 학교 수업이며, 대학들은 별도의 화려한 프로그램보다 수업에서 개념을 깊이 이해하고 궁금증을 질문으로 바꿔 탐구로 확장한 과정을 중요하게 본다. 서울대는 단순 문제풀이가 아니라 교과 내용을 스스로 이해하고 확장하는 학습을 강조하고, 서강대는 수업과 시험, 과제, 발표, 동아리가 연계된 하나의 '경험'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는 전한다.
보도가 든 인하대 생명과학과 합격 사례는 이 기준의 구체적인 모습이다. 생명과학Ⅰ에서 시작한 당뇨병에 대한 관심이 미적분의 혈당 변화곡선 분석, 가정과학의 식이요법 탐구, 생명과학Ⅱ와 동아리 실험으로 이어졌고, 대학은 하나의 문제의식을 여러 교과 관점으로 확장한 과정을 자기주도적 탐구역량의 근거로 평가했다. 이 칼럼이 이 사례에서 읽는 것은 사교육의 역할이 사라졌다는 것이 아니라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 사례에서 외부가 도울 수 있는 것은 활동을 대신 만들어 주는 일이 아니라, 학생이 수업에서 얻은 질문을 다음 교과로 옮겨 가도록 돕는 일이라는 것이 이 칼럼의 해석이다.
쉬운 과목을 고르는 전략이 약해진다고 읽히는 이유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는 소수 학생이 수강하거나 난도가 높은 과목이라는 이유로 등급 불이익을 우려해 피하지 말라고 조언하며, 배우고 싶은 분야에 필요한 과목이라면 도전하는 태도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양대는 세특과 평균점수, 수강인원, 표준편차까지 함께 고려하므로 소수 수강 과목이라는 이유만으로 불리하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서강대는 성장가능성 평가에 '교과이수 과정과 성취도'를 세부항목으로 둔다고 보도는 전한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등급만을 항목별로 볼 경우 수강 인원이 적은 과목은 피하라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그 결론은 등급을 항목 단위로 볼 때는 맞고, 대학이 보도대로 수강인원과 표준편차를 함께 본다면 틀린다. 어느 쪽이 맞느냐는 대학이 무엇을 본다고 밝혔느냐로 결정되며, 이번 가이드북은 후자를 택했다. 서울시립대가 과목명보다 "왜 선택했는가"와 "선택 이후 어떤 탐구로 이어졌는가"를 본다고 밝힌 것도 같은 방향이다.
진로가 바뀌어도 되는 이유와 안 되는 경우
보도에 따르면 대학들은 고1부터 특정 학과만 바라본 일관성보다 관심 분야를 탐색하고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어떤 학업역량을 쌓았는지를 본다. 한양대는 '전공적합성'보다 '계열적합성'을 중시하며 진로희망이 바뀌어도 지원학과와 정확히 일치하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서강대의 '성장가능성'은 그보다 더 넓은 개념이라고 보도는 전한다.
다만 보도는 한 가지 경계선을 함께 그었다. 건국대 입학처 관계자는 자신이 전혀 준비하지 않은 학과에 지원할 경우 서류평가 과정에서 진로역량의 부족함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도는 이를 진로 변경 자체가 아니라 그 변화 이후의 학습과 탐구가 학생부에서 설명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정리했다. 이 칼럼이 보기에 이 경계선은 원서접수 직전 입결만 보고 학과를 바꾸는 전략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건국대 관계자의 말대로 준비되지 않은 학과 지원은 진로역량의 부족을 드러내기 쉬우므로, 흐름 없는 마지막 선택은 진로역량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6개교 가이드북을 종합한 보도를 이 칼럼의 관점에서 읽으면, 평가의 무게는 활동의 수보다 수업에서 출발해 이어진 탐구의 맥락에 놓인다. 그렇다면 학종 준비의 무게중심도 학원보다 교실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칼럼의 독법이다.
출처: 베리타스알파 — [단독] [2027수시] 서울대 서강대 등 상위대 학종 가이드북으로 보는 학생부 준비법.. '스펙보다 성장의 흐름' (신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