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정책
열 명 중 한 명만 성적과 행복을 함께 얻는다: 갈림길은 실패 이후에 있다
학업성취와 웰빙이 모두 높은 학생은 10.1%. 한국교육개발원 연구가 짚은 회복탄력성과 실패 두려움의 구조를 학원 시험 문화와 부모의 반응에서 읽는다.

한국 학생 가운데 학업성취와 웰빙이 모두 높은 집단은 10.1%다. EBS 뉴스가 2026년 7월 10일 보도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의 수치다. 열 명 중 한 명만이 성적도 높고 학습에서 의미와 성장을 느낀다는 뜻이다. 이 숫자를 "공부 잘하는 아이는 불행하다"로 읽는 것은 오독이다. 보도가 전한 것은 두 목표를 함께 높이는 데 몇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는 사실이다. 이 칼럼의 관점에서는 그 조건을 학원과 가정의 피드백 방식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교육개발원은 학생 웰빙을 단순한 행복감이 아니라 학습에서 의미를 찾고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는 경험까지 포함해 분석했다. 이 정의가 중요하다. 이 칼럼의 관점에서는, 웰빙을 "덜 힘든 것"으로 정의했다면 성취와 웰빙을 대립적으로 해석하기 쉬웠을 것이다. 성장감으로 정의했기에, 두 목표가 같은 방향을 볼 수 있는지 물을 수 있게 됐다.
두 목표를 잇는 변수는 회복탄력성이었다
EBS 보도가 전한 연구 결과에서 성취와 웰빙을 함께 높이는 대표 요인은 회복탄력성이었다. 어려움을 겪어도 다시 학습을 이어가는 힘이 클수록, 학업성취와 웰빙이 모두 높은 집단에 속할 확률이 9.8%포인트 높아졌다. 관계적 지지도 작동했다. 부모의 정서적 지지와 학교 소속감은 성적이 높은 학생의 웰빙을 촉진했고, 교사의 지지는 웰빙이 높은 학생의 학업성취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변수의 방향이다. 회복탄력성과 관계적 지지는 모두 "얼마나 많이 공부하는가"가 아니라 "넘어졌을 때 무엇이 일어나는가"에 관한 변수다. 성취와 웰빙을 가르는 것은 학습량의 차이가 아니라 실패 이후의 경험 차이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연구 수치에서 끌어낸 추론이지 연구진의 직접 결론은 아니지만, 다음 수치와 함께 보면 설득력이 커진다.
연구 수치(EBS 보도 기준). 성취·웰빙 모두 높은 집단 10.1%. 회복탄력성이 클수록 해당 집단 소속 확률 +9.8%p.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클수록 −8.3%p. 웰빙이 높은 학생 중에서도 실패 두려움은 높은 성취 도달 가능성을 4.7%p 낮췄다.
가장 큰 장벽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성취와 웰빙을 모두 높이는 데 가장 큰 장벽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두려움이 클수록 두 목표를 함께 이룬 집단에 속할 확률은 8.3%포인트 낮아졌고, 이미 웰빙이 높은 학생 사이에서도 실패 두려움은 높은 학업성취에 도달할 가능성을 4.7%포인트 낮췄다. 한국교육개발원 이희현 선임연구위원은 인터뷰에서 그 기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 번 실패해도 재도전하거나 성장의 기회로 삼기보다 좌절하며 "나는 안 돼"라는 무기력한 반응을 겪고, 그로 인해 정서적 만족감이 낮아지며, 그러면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구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보면 이 설명은 하나의 악순환을 그린다. 실패가 낙인이 되면 재도전이 사라지고, 재도전이 사라지면 성장감이 사라지며, 성장감이 사라지면 학습 지속력이 떨어져 성적도 내려간다. 회복탄력성의 효과(+9.8%p)와 실패 두려움의 효과(−8.3%p)가 거의 같은 크기로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은, 이 칼럼이 보기에 두 변수가 같은 동전의 양면임을 시사한다.
학원의 시험 문화는 어느 쪽 변수를 키우는가
연구진은 성취와 웰빙을 함께 높이려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환경이 필요하며, 실패를 낙인이 아니라 배움과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도록 평가와 피드백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봤다고 EBS는 전했다. 보도는 제언의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다. 이 칼럼은 그 제언을 학원에도 적용해 읽어 보려 한다. 학원 역시 시험과 피드백을 반복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가령 주간 단어 시험이나 레벨 테스트, 오답 개수에 따른 반 배정을 운영하는 학원이라면, 그 운영 방식 자체가 '평가와 피드백 문화'의 일부다.
같은 시험도 두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다. 틀린 개수를 게시하고 재시험을 벌칙처럼 부과하는 방식은 실패를 낙인으로 만든다. 틀린 문제를 다음 주 학습의 출발점으로 삼고 재도전 자체를 기록하는 방식은 실패를 과정으로 만든다. 연구가 옳다면 두 방식은 같은 학습량에서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이다. 전자는 성취와 웰빙을 함께 얻는 10.1%에 들어갈 확률을 깎고, 후자는 그 확률을 올린다. 이는 연구의 직접 검증 대상이 아니라 연구 결과를 학원 환경에 적용한 추론이며, 그렇게 읽어야 한다.
부모의 지지는 성적표 이후에 시작된다
보도에 따르면 부모의 정서적 지지는 성적이 높은 학생의 웰빙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 칼럼이 주목하는 것은 '정서적'이라는 수식어다. 학원비를 내고 진도를 관리하는 것은 물질적·관리적 지지다. 보도에서 웰빙 관련 요인으로 제시된 것은 부모의 정서적 지지이며,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실패 두려움의 기제를 감안하면 그 지지가 가장 필요한 순간은 성적이 잘 나왔을 때가 아니라 떨어졌을 때다. 성적표를 받은 저녁의 첫 반응이 아이에게 실패가 낙인인지 과정인지를 가르친다.
연구는 부모와 교사, 학교 공동체와의 안정적 관계를 성취와 웰빙을 이어주는 기반으로 제시했다. 이 칼럼의 독법으로는 그 관계의 질은 평상시가 아니라 실패 직후에 결정된다. 10.1%라는 숫자가 낮은 이유는 한국 학생이 공부를 덜 해서가 아니라, 넘어졌을 때 일어나는 경험이 드물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성적과 행복은 양자택일이 아니다. 보도는 실패 두려움이 낮고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두 목표를 함께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한다. 이 칼럼은 학원의 시험 문화와 부모의 첫 반응이 그 실패 두려움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검토했다.
출처: EBS 뉴스12 — 성적과 행복, 함께 갈 수 있나…핵심은 '회복탄력성' (이상미 기자, 2026-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