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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수업

열두 대학이 같은 문법으로 읽는다: 학종은 항목의 합이 아니라 서사다

베리타스알파의 12개 대학 입학처 인터뷰를 분석해 학종의 공통 읽기 문법(과정·연결성·깊이)과 학원가 준비 방식의 어긋남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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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대학이 같은 문법으로 읽는다: 학종은 항목의 합이 아니라 서사다

베리타스알파가 2027수시를 앞두고 가천대·경기대·건국대·경희대·고려대·숭실대·숙명여대·이화여대·인하대·한양대·홍익대 11개 대학 입학처와 진행한 인터뷰에 서울대의 2027학종 안내서를 더해 분석한 결과, 대학들이 공통으로 강조한 키워드는 '과정' '연결성' '탐구의 깊이' 세 가지였다고 신현지 기자는 전했다. 기자의 표현을 빌리면 대학마다 평가요소와 반영비율은 다르지만 평가의 기준은 놀라울 만큼 비슷했다.

이 칼럼이 주목하는 것은 기준의 유사성 그 자체다. 열두 대학이 같은 말을 한다는 사실은 학생부종합전형이 대학별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읽기 문법을 공유하는 제도라는 뜻이고, 그 문법을 항목별로 채우는 준비 방식과 대비해 보면 무엇이 어긋나는지가 보인다.

대학이 읽는 것은 항목이 아니라 서사다

기사에 따르면 대학들이 가장 공통으로 강조한 것은 정량적으로 드러난 결과보다 그 결과에 이르는 과정이다. 서울대는 2027학종 안내서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 도입과 내신 5등급제 전환에도 평가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으며, 교과성적 같은 정량지표가 아니라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의 학습 경험과 탐구 과정, 변화와 성장을 중심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입학처 관계자는 학종 서류평가에서 결국 내신성적이 가장 중요하다는 통념이 있지만 학생부에는 3년 동안 지원자의 성장 과정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구조적으로 보면 이 설명은 학생부를 '항목의 합'이 아니라 '하나의 서사'로 읽는다는 선언이다. 이 기준을 항목별 준비와 대비해 보면 차이가 분명해진다. 항목별로 채우는 준비는 각 칸이 얼마나 훌륭한지를 묻고, 서사로 읽는 평가는 칸과 칸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묻는다. 인하대 입학처 관계자가 든 불합격 사례, 곧 활동의 수는 많지만 서로 연결되지 않고 왜 그 활동을 선택했는지가 나타나지 않는 '활동 나열식 학생부'는 전자의 방식으로 후자의 시험을 치른 결과로 읽힌다.

기사가 전한 평가의 공통 원칙. 내신등급 하나로 합불이 갈리지 않는다(숙명여대는 과목 성격과 이수자 수, 세특까지 함께 본다). 활동의 개수보다 하나의 관심이 교과 선택·세특·창체·후속 탐구로 이어졌는지를 본다. 기사에 따르면 상당수 대학이 자연계열 모집단위에 권장과목을 제시하며, 경희대는 그 이수 여부와 성취 수준을 학업·진로역량의 주요 판단 기준으로 활용한다.

인하대 사례가 보여주는 '선택하지 않은 과목'의 무게

기사에서 가장 구체적인 대목은 인하대가 공개한 인공지능공학과 평가 사례다. 우수 평가를 받은 지원자는 미적분·기하·인공지능수학과 함께 물리Ⅰ/Ⅱ를 이수하고 수학과 물리를 연계한 탐구와 인공지능 관련 연구를 이어갔다. 반면 유사한 성적과 진로 관심을 가진 다른 지원자는 학교에 물리Ⅰ/Ⅱ가 개설됐음에도 이수하지 않았고 활동도 단순 발표 위주에 머물러 진로탐구역량에서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사례의 핵심은 '한 과목'이 아니라 '개설됐음에도'라는 조건이다. 대학은 학생이 무엇을 했는지만이 아니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것까지 읽는다. 기사에 따르면 대학들은 등급이 불리할 것을 우려해 피하기보다 배우고 싶은 분야의 과목이라면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고, 입학사정관은 소수 수강 과목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운 상황까지 고려해 정성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등급 우려만으로 관련 과목을 피하는 선택은 이 문법 아래서는 오히려 진로역량의 공백으로 읽힐 수 있다고 이 칼럼은 해석한다.

입결 맞춰 학과를 바꾸는 전략이 어긋나는 이유

건국대 입학처 관계자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합격 확률을 높이려고 수년간 준비해 온 분야가 아님에도 전년 커트라인이 낮은 학과로 갑작스럽게 지원을 바꾸곤 하는데, 전혀 준비하지 않은 학과에 지원하면 서류평가에서 진로역량의 부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조언은 서사 독법의 필연적 결과다. 항목의 합으로 평가한다면 학과를 바꿔도 점수는 그대로지만, 서사로 읽는다면 지원 학과가 바뀌는 순간 3년의 이야기가 결말을 잃는다.

다만 기사는 진로가 고교 입학 때부터 하나로 고정돼 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덧붙인다. 여러 분야를 탐색하며 관심을 좁혀 가는 과정도 진로역량으로 평가받을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진로가 바뀌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어떤 경험을 통해 관심이 변화했고 이후 어떤 과목과 탐구로 이어졌는지가 학생부에서 설명되는지라는 것이다. 이 칼럼이 보기에 이 단서는 서사 독법의 관용이지 예외가 아니다. 방향 전환에도 이유와 후속이 있으면 이야기는 이어진다.

면접은 새 질문이 아니라 같은 질문의 확인이다

기사에 따르면 서류평가와 면접평가는 긴밀히 연결된다. 서류평가 위원이 학생부에서 확인한 학업성취수준·계열적합성·자기주도성·공동체의식의 근거가 면접 질문과 평가에 활용되며, 면접은 새로운 사실을 묻기보다 서류에 기록된 활동을 실제로 수행했는지와 그 과정에서 어떤 생각과 역량을 보여줬는지를 확인하는 구조다. 이화여대 입학처 관계자는 유창한 말솜씨보다 질문의 요지를 파악해 핵심을 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고, 경기대 이경훈 팀장은 평가요소별로 자기 서류의 근거를 바탕으로 예상 질문을 만들어 답해 보는 연습을 권했다.

구조적으로 보면 면접이 서류의 확인이라는 사실은 면접을 말하기 기술로만 준비하는 접근의 한계를 드러낸다. 학생부를 통째로 외우는 준비는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서사를 남의 것처럼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대학이 확인하려는 것은 그 이야기가 정말 그 학생의 것인가이며, 그것은 외워서 증명되지 않는다.

열두 대학이 같은 문법으로 학생부를 읽는다면, 학종 준비의 질문은 무엇을 더 채울까가 아니라 이 기록이 하나의 이야기로 읽히는가로 바뀌어야 한다. 이 칼럼의 관점에서 2027학종의 경쟁력은 항목의 양이 아니라 서사의 일관성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출처: 베리타스알파 — [단독] 서울대 고대 등 상위대 12개대 입학처 '공개' 2027학종 합격법?.. '탐구활동의 연결성과 깊이' (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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