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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사교육은 대학이 남긴 빈칸에서 자란다: 2027 논술 44개교 지원 프로그램이 말해주는 것
2027 논술전형 44개교 중 모의논술·채점·해설영상·가이드북 4종을 모두 제공하는 대학은 5개교. 대학이 남긴 정보 빈칸이 논술 사교육 수요를 만든다는 구조를 분석한다.

논술전형에는 '사교육 유발 전형'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고 기사는 적는다. 베리타스알파가 2027학년도 논술전형을 운영하는 44개 대학의 준비 지원 프로그램을 전수 비교한 기사는 이 칼럼이 보기에 그 꼬리표의 책임 일부를 대학의 정보 제공 방식으로 되돌린다. 신현지 기자의 분석에 따르면 기사 기준일인 29일 기준 전체 수험생에게 온라인 모의논술을 열고 개별 채점 결과, 해설 영상, 논술 가이드북까지 4종을 모두 제공한 대학은 경희대·세종대·숙명여대·광운대·성신여대 5개교뿐이다. 나머지 대학은 어딘가가 비어 있다.
이 기사가 흥미로운 이유는 순위표 자체가 아니다. 기사가 평가 기준으로 삼은 것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그 기준으로 보면 논술 사교육의 수요가 어디서 만들어지는지가 드러난다.
대학이 주지 않으면 학원이 판다
기사는 논술전형이 학종이나 교과전형에 비해 대학 측의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대학별 고사인 만큼 수험생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애초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대학이 의무 공개하는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에는 전년도 기출과 출제 근거가 담기지만, 당해연도 출제 경향을 직접 경험하기 어렵고 답안을 도출하는 과정이나 실전 준비법은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사의 진단이다. 그래서 당해연도 경향을 반영한 모의논술이 대학이 줄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자료로 꼽힌다.
기사는 반대의 경우도 분명히 적는다. 논술고사를 실시하면서 프로그램이나 자료를 거의 제공하지 않으면 수험생은 전년도 기출에 의존하거나 사교육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보면 이것이 논술 사교육의 공급 원리다. 시험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대학이 남긴 정보의 빈칸을 학원이 유료로 채운다. 빈칸이 큰 대학일수록 그 대학 논술 학원의 상품 가치가 올라간다.
기사 기준 2027 논술 44개교의 주요 지원 유형(기사 기준일인 29일 기준). 4종(온라인 모의논술·개별 채점·해설 영상·가이드북) 전부 제공 5개교(경희대·세종대·숙명여대·광운대·성신여대). 단국대·경기대·가톨릭대의 예정된 해설 영상이 모두 공개되면 8개교. 전체 수험생 대상 온라인 모의논술과 개별 채점은 하되 해설 영상은 없는 대학 10개교. 온라인 모의논술은 운영하나 개별 채점은 없는 대학 3개교(한양대·건국대·인하대). 온라인 모의논술 응시 시스템은 없지만 당해연도 모의문항 또는 해설자료를 제공하는 대학 15개교(성균관대·서강대·이화여대·중앙대·연세대 등, 서울시립대는 별도 신청을 받아 문제지와 해설지를 발송). 이 밖에 전체 수험생 대상 온라인 모의논술이나 당해연도 모의문항을 공개하지 않은 대학이 7개교이고, 수원대는 유일하게 오프라인 모의논술을 운영했다(5+3+10+3+15+7+1=44개교).
'접근성'이라는 잣대가 고른 것
이 분석의 설계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무엇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느냐다. 기사는 상당수 대학이 신청 고교를 방문하거나 고교에 문항과 해설지를 발송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전하면서도, 이런 고교 단위 프로그램은 재학생이 아니면 시행 여부조차 알기 어렵고 졸업생을 비롯한 일반 수험생은 참여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출신 고교와 졸업 여부에 관계없이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직접 신청하거나 문항과 해설을 확인할 수 있는지를 우선 평가했다는 것이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잣대는 공정성의 잣대이기도 하다. 기사에 따르면 고교 단위 프로그램은 졸업생을 비롯한 일반 수험생의 참여를 제한한다. 이 칼럼은 이를 정보 접근의 격차로 읽는다. 같은 대학의 같은 시험을 준비하면서 어느 고교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손에 쥐는 정보가 달라진다면, 그 차이를 메우려는 수요가 학원으로 향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접근성을 기준으로 삼는 순간, 대학의 '수요자 친화'는 친절의 문제가 아니라 사교육 의존도를 결정하는 정책 변수가 된다.
채점 결과를 '전원'에게 주는가
4종을 갖춘 대학 사이에도 결이 다르다. 기사는 경희대가 온라인 모의논술 응시자 전원에게 채점 결과를 제공한다는 점을 특히 부각한다. 선착순 일부 인원에게만 채점 결과를 주는 대학과 달리 답안을 제출한 수험생 모두가 자기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종대는 선착순 인원에게 개별 채점을 제공했다고 기사는 적는다. 같은 '개별 채점 제공'이라도 전원과 선착순은 다른 상품이다.
이 차이가 중요한 이유는 기사가 짚은 대로 수험생이 자신의 점수와 상대적 위치를 알아야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논술 학원이 파는 핵심 상품도 결국 이것이다. 문제가 아니라 채점이고, 해설이 아니라 '내가 어디쯤인가'다. 대학이 응시자 전원에게 채점 결과를 제공하면 외부 피드백에 의존할 유인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칼럼의 해석이다.
수요자 친화는 순위가 아니라 방향이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최고 수요자 친화 대학은 경희대·세종대·경기대·가톨릭대·성신여대·덕성여대 6개교였고, 올해는 숙명여대와 광운대가 새로 합류했고, 경기대·가톨릭대는 해설 영상 공개 전이라 기사 기준일인 29일 기준 제외됐으며, 덕성여대는 올해 해설 영상을 제공하지 않아 빠졌다. 기사의 지난해와 올해 비교에서 명단은 달라졌다. 이 칼럼의 독법으로는 명단 자체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4종을 갖춘 대학이 늘어나고 '전원 채점'이 기준이 되는 쪽으로 움직이면, 논술이 사교육 유발 전형이라는 인식은 대학 스스로의 행동으로 반박된다.
이 기사가 남기는 함의는 단순하다. 지원 대학 선택의 판단 항목에는 모집 인원과 반영 비율만이 아니라 그 대학이 어떤 준비 자료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지가 함께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사가 제시한 접근성 기준은 대학별 준비 지원의 차이를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고, 기사에 따르면 그 차이는 대학마다 뚜렷하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논술 사교육 수요의 일부는 시험 자체보다 대학이 남긴 정보의 빈칸과 연결돼 있다. 그 빈칸을 스스로 채우는 대학이 늘어날수록 '사교육 유발 전형'이라는 꼬리표의 무게는 대학 쪽으로 옮겨 간다.
출처: 베리타스알파 — [단독] '최고의 수요자 친화' 2027논술 경희대 숙대 세종대 성신여대 광운대 5개교.. 모의논술/채점/해설영상/가이드북 4종 제공 (신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