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정책
제도는 있는데 사람과 돈은 어디에: 교육 국감 다섯 쟁점을 하나의 질문으로 읽기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과장 인터뷰를 바탕으로 2026 교육 국감의 다섯 쟁점(고교학점제·체험학습·교권보호·거점국립대·교부금)을 '자원 없는 제도'라는 하나의 구조로 분석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8월 27일 교육 현장의 주요 현안을 10월 국정감사 과제로 정리해 발표했다. EBS 뉴스 인터뷰에서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과장은 자체 분석 결과 관심이 가장 큰 키워드가 '교육활동 보호'와 '서울대 10개 만들기' 두 가지였고, 그 외에 고교학점제와 현장체험학습, 특수학급 부족 등이 도출된 과제라고 밝혔다. 인터뷰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도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현안들 안에 흐르는 질문은 하나다. 제도는 만들어졌는데 그 제도를 실제로 돌릴 사람과 돈은 어디에 있는가.
국감 쟁점을 정책별로 나열하는 대신 이 하나의 질문으로 다시 묶어 보면, 서로 무관해 보이는 다섯 현안이 같은 구조를 공유한다는 점이 드러난다.
고교학점제: 과목은 3분의 1, 교원은 3분의 2
고교학점제는 전면 시행 2년 차다. 이 과장에 따르면 입법조사처는 시행 첫해를 표본으로 서울·경북·전남을 조사했고, 경북과 전남에서 공통적으로 소규모 고교의 과목 개설 수가 다른 고교의 3분의 1, 교원 수는 3분의 2 수준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고교 학생은 결국 온라인 학교나 다른 학교로 이동해 이수해야 하는데, 교육청 실태를 분석해 보니 개인별 온라인 수업을 들을 교실과 지원 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숫자는 고교학점제의 설계 자체가 아니라 설계가 전제한 자원의 문제를 보여준다. 학생에게 선택권을 주는 제도는 선택지를 만들 교원과 교실이 있을 때만 작동한다. 이 과장은 교육재정이 악화될 경우까지 대비한다면 소규모 고교를 비롯한 취약 지역·취약 고교에 대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제도가 격차를 줄이도록 설계됐더라도 자원이 따라오지 않으면 제도 자체가 격차의 새 이름이 된다.
인터뷰의 수치와 쟁점(이덕난 과장 발언 기준). 고교학점제 첫해 표본 조사(서울·경북·전남): 소규모 고교 과목 개설 수 3분의 1, 교원 수 3분의 2. 국감 최대 관심 키워드 2개: 교육활동 보호, 서울대 10개 만들기. 교부금 산식 쟁점: 학생 수 중심 계산 대 학급 수·학교 수·교원 수 중심 운영.
현장체험학습과 교권 보호: '지원'과 '책임'의 거리
EBS 뉴스 진행자는 현장체험학습 제도가 교사의 책임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보완됐지만 현장에서 체험학습을 꺼리고 지역별 격차도 크다는 지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 과장의 진단은 언어에 있다. 교육부 대책이 '지원'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학교와 교원이 중심이 되어 시행하고 교육청은 돕는다는 뉘앙스라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대안은 교육청이 지자체와 협력해 장소와 버스 계약까지 책임지고, 교사는 실질적인 시행과 운영을 맡는 구조다. 그렇게 되면 면책을 받아야 할 책임 자체가 줄어든다는 논리다.
교권 보호 전담 조직에 대한 평가도 같은 축 위에 있다. EBS 뉴스 진행자에 따르면 최근 여러 시도교육청이 교권보호 전담 조직을 잇따라 만들고 있는데, 이 과장은 별도 전문 인력을 채용해 교육감의 법적 권한(과태료 부과,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고발 등)을 위임받는 조직과, "간판만 바꾸는" 조직으로 나뉠 수 있다고 봤다. 이 과장은 경기도교육청이 별도 전문 인력을 구축하는 방식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평가는 나중에 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교육감 권한의 위임은 그가 전담 조직 일반에 제안한 요건이다. 이 칼럼의 독법으로는 두 현안의 공통 진단은 이렇다. 교사의 불안은 지침이 아니라 책임의 실제 이전으로만 줄어든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돈을 넣는 것과 사람이 남는 것
대학 정책의 쟁점은 거점 국립대 집중 육성이다. 이 과장은 이 정책의 성패가 거점 국립대 졸업생이 그 지역에 취업해 안정적으로 정주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다. 그가 우려한 것은 등록금 0원 정책이다.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고, 국립대 입장에서는 누구에게서 받든 들어오는 돈이 같아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는 재정 지원과 경쟁력 제고의 연결을 약화시킬 수 있다. 그의 제안은 정주성을 재정 지원의 평가 항목에 넣어 지원 지속 여부와 규모에 차등을 두라는 것이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제안은 앞의 두 쟁점과 같은 문법을 쓴다. 재정 투입은 조건이지 결과가 아니며, 결과는 사람이 어디에 남느냐로 측정된다. 고교학점제에서 교원이, 체험학습에서 책임 주체가, 거점 국립대에서 졸업생이 각각 그 '사람'이다.
교부금 산식: 학생 수로 세는 예산, 학급 수로 도는 학교
마지막 쟁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이다. 이 과장은 기획처 발표안에 경제 논리는 들어 있지만 교육 현장은 잘 모르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산식이 학생 수 감소를 중심으로 계산하는데, 학교 현장은 학급 수와 학교 수, 교원 수를 중심으로 운영되어 학생 수가 줄었다고 당장 예산이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가 우려한 결과는 구체적이다. 학생 수 기준으로 가면 교육청이 소규모 학교와 학급을 통폐합하거나 학생 개개인 지원 예산의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요구는 정부가 국회 입법 논의 과정에서 시뮬레이션 결과를 함께 보고하고 논의하라는 것이다. 이 칼럼의 독법으로는 이 요구가 다섯 쟁점 전체의 결론이기도 하다. 고교학점제의 소규모 고교, 체험학습의 계약 책임, 교권보호 조직의 권한과 전문 인력, 거점 국립대의 정주성, 교부금의 통폐합 압력은 모두 제도가 현장에서 어떤 효과를 낼지 미리 계산해 보지 않은 데서 생긴 문제다. 국감이 따져야 할 것은 정책의 취지가 아니라 그 취지를 실현할 사람과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한 계산서다.
다섯 쟁점은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제도는 만들어졌는데 그것을 돌릴 사람과 돈의 계산은 누가 했는가.
출처: EBS 뉴스 — 고교학점제·교부금…교육 국감 쟁점은? (진태희 기자 기사,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교육문화과장 인터뷰, 2026-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