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입시·정책

몫에서 산식으로: 교육교부금 개편의 진짜 이름은 액수가 아니라 재량의 크기다

내국세 20.79% 자동 연동 폐지, 학령인구 변화율 35% 반영, 차액은 미래대응기금으로. EBS 대담을 바탕으로 교육교부금 개편의 구조와 재량의 문제를 분석한다.

MakeItClear읽는 시간 6분

몫에서 산식으로: 교육교부금 개편의 진짜 이름은 액수가 아니라 재량의 크기다

50여 년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하나의 숫자에 연동돼 왔다. 내국세의 20.79%. 세금이 늘면 교육재정이 늘고, 세금이 줄면 함께 줄었다. 정부가 이 자동 연동을 폐지하고 경제성장 규모와 물가,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산식으로 바꾸기로 했다는 소식을 EBS 뉴스가 교육부 이강복 교원교육자치지원관과의 대담으로 전했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개편의 본질은 액수의 증감이 아니라 교육재정이 '몫'에서 '산식'으로, 그리고 산식으로 계산되지 않는 차액이 '자동'에서 '편성'으로 옮겨 간다는 데 있다.

이 대담은 교육계의 반발과 정부의 설명을 함께 다룬다. 그러나 대담에 담긴 숫자를 따라가면 그보다 구조적인 질문이 보인다. 학령인구가 줄 때 교육재정은 얼마나 따라 줄어야 하는가, 그리고 줄어든 만큼은 누가 어디에 쓰기로 하는가다.

연동제가 지탱해 온 것과 담지 못한 것

이강복 지원관은 내국세 연동제가 지난 50여 년간 초·중등 교육재정의 튼튼한 안전망으로 작용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동시에 세수 변동에 따라 교부금이 급하게 흔들리고, 학령인구가 급감하는데도 그런 교육 환경 변화를 담지 못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새 산식의 목표는 교부금을 현장에서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변동성을 완화하고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구조적으로 보면 연동제의 장점과 단점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세수에 자동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정치적 재량이 개입할 여지가 적었고, 같은 이유로 학생 수가 줄어도 몫이 줄지 않았다. 이 칼럼의 독법으로는 이번 개편은 그 자동성을 포기하는 대신 두 개의 새 변수, 곧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들여온 것이다. 변수가 생기면 계수가 생기고, 계수는 곧 논쟁의 대상이 된다.

대담에서 확인된 개편의 골격. 내국세 20.79% 자동 연동 폐지. 새 산식은 경상성장률(명목 GDP 기준, 물가 상승 포함)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하며, 학령인구 변화율은 35% 반영(당초 40% 검토). 교육부는 교부금이 전년보다 줄 때 국가가 차액을 보전하는 책무를 법에 담겠다고 설명. 내국세 20.79%와 새 산식 교부금의 차이는 신설할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 계정 수입원으로 보장하고 영유아·고등·평생교육 등에 활용하는 방침. 교육부는 2030년까지 추계에서 안정적 증가를 확인했다고 밝힘.

35%라는 계수가 뜻하는 것

새 산식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학령인구 변화율의 반영 비율 35%다. 지원관에 따르면 지방교육재정은 경직성 경비 비중이 상당히 높아 교직원 인건비만 60%를 차지하며, 이는 학생이 준다고 당장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환경 변화를 40% 정도 반영하는 안을 검토하다가, 최근 인건비 상승 추세가 현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35%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변화율을 35%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담에 제시된 정보만으로는 35% 계수가 총교부금에 미칠 정확한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35%는 재정 당국과 교육 현장 사이의 타협점을 숫자로 표현한 것이고, 40%에서 35%로 내려간 5%p는 공청회와 협의 과정에서 교육계의 우려가 반영된 폭이다. 앞으로 이 계수를 두고 벌어질 논쟁은 결국 학생 한 명이 줄 때 교육재정이 얼마나 줄어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의 다른 표현이 될 것이다.

차액은 어디로 가는가

대담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구조는 차액의 행방이다. 지원관에 따르면 내국세 20.79%가 갖는 안정적 투자의 상징성을 고려해, 그 20.79%와 새 산식으로 계산된 교부금의 차이는 신설될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 계정 수입원으로 보장된다. 이 재원은 영유아부터 고등·평생교육까지 상대적으로 투자가 부족했다고 판단되는 영역에 집중 투자하되, 분야별 비율을 미리 정해 두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정책 사업을 편성해 지원하는 구조로 간다. 시급하고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초·중등 사업도 적정성을 검토해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 지원관의 설명이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여기에 개편의 핵심 전환이 있다. 지금까지 초·중등에 자동으로 배분되던 몫의 일부가, 앞으로는 사업 단위로 편성해 배분하는 재원으로 바뀐다. 자동 배분은 예측 가능하지만 우선순위를 바꾸기 어렵고, 사업 편성은 우선순위를 바꿀 수 있지만 그만큼 재량과 협상이 개입한다. 교육계가 우려하는 것도, 정부가 기대하는 것도 결국 같은 지점, 곧 재량의 크기다.

보전 조항이 답하는 것과 답하지 않는 것

교부금이 전년보다 줄면 차액을 국가가 보전한다는 조항은 교육계의 우려에 대한 정부의 답이다. 지원관은 경상성장률이 명목 GDP 기준이라 물가와 인건비 상승분은 산식에서 1차적으로 해소되며, 그럼에도 경기 침체 등으로 예외적으로 교부금이 줄면 국가가 차액을 보전하도록 책무를 법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추계해 봐도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확인돼 큰 우려는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보전 조항은 전년 대비 감소를 막을 뿐, 연동제였다면 받았을 몫과의 차이를 막지는 않는다. 그 차이가 바로 미래대응기금으로 가는 재원이기 때문이다. 이 칼럼의 독법으로는 교육계의 반발이 향하는 곳도 여기다. 지원관은 수개월간 재정 당국과 협의했고 7월 8일 공청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확인했으며, 35% 조정과 보전 조항 추가로 현장 우려를 반영하려 노력했지만 교육계 관점에서는 여전히 부족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입법 과정에서는 이 설계가 법률 조문과 기금 운용 규칙에 어떻게 고정될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학부모와 학원가에 이 개편이 던지는 함의는 간접적이지만 분명하다. 공교육 재정이 학생 수와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움직이는 구조로 바뀐다면, 학교가 무엇에 돈을 쓰고 무엇을 줄이는지도 이전보다 자주 바뀔 수 있다. 이 칼럼의 판단으로는, 산식의 세부 계수와 실제 편성 사업이 확인돼야 개편이 학교 현장에 미칠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

50년 동안 교부금은 몫이었다. 이제 산식이 되고, 산식 밖의 차액은 편성의 대상이 된다. 논쟁의 진짜 이름은 액수가 아니라 재량의 크기다.

출처: EBS 뉴스 — 50여 년 만에 교육교부금 대수술…미래대응기금 만든다 (이상미 기자, 이강복 교육부 교원교육자치지원관 대담, 2026-08-21)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