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정책
출제위원의 설명은 요령이 아니라 채점표에 가깝다: 숙명여대 2027 논술 가이드 읽기
숙명여대 2027 논술 가이드의 출제위원 팁을 채점 기준으로 분석한다. 인문 재해석·자연 풀이과정, 명목 39.9대 1 뒤의 실질 12.5대 1.

숙명여대가 공개한 '2027학년 논술 가이드'에는 출제위원이 제시한 계열별 준비 팁이 실려 있다. 베리타스알파가 단독으로 전한 그 내용의 핵심은 두 문장으로 요약된다. 인문계는 출제 의도를 정확히 읽어야 하고, 자연계는 정답이 아니라 풀이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이 칼럼은 이 두 문장을 준비 요령이 아니라 채점 기준의 공개로 읽는다. 대학이 평가에서 중시하는 요소를 출제위원의 설명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서이기 때문이다.
인문 논술은 독해력만이 아니라 재해석 능력도 평가한다
가이드에 따르면 숙명여대 인문 논술은 통합논술형으로 지문 간 공통점과 차이점,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과 자신의 견해를 명료한 문장으로 서술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출제위원은 수험생이 가장 유의해야 할 점으로 출제 의도의 정확한 파악을 꼽았고, 출제 의도는 지문과 문항의 관계를 분석하면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제시문을 그대로 베껴 쓰는 방식이다. 지문의 문장을 옮겨 적기보다 문항의 취지에 따라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해 서술하는 편이 높은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출제위원은 설명했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여기서 인문 논술의 채점 논리가 드러난다. 제시문을 그대로 옮기는 답안은 읽었다는 증거는 되지만 이해했다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 재해석을 요구하는 것은 독해의 결과가 아니라 독해의 과정을 답안지 위에 남기라는 요구다. 출제위원이 논술을 "쓰기의 한 형식"이라 부르며 어떤 쓰기도 읽기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한 것, 그리고 논술과 문해력은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덧붙인 것은 같은 맥락이다.
자연 논술은 과정이 타당하면 오답에도 점수를 줄 수 있다
자연계 논술은 수학,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의 기본 개념을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출제위원에 따르면 풀이 과정 설명 없이 수식만 나열하거나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답만 쓴 답안은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고, 최종 답이 맞아도 중간 논리가 생략됐거나 부적절한 개념을 썼다면 감점될 수 있다. 반대로 최종 답이 틀렸더라도 풀이 방향이 적절하고 논리 전개가 드러나면 부분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 칼럼의 관점에서 이 기준은 최종 답뿐 아니라 답안에 드러난 추론을 함께 평가한다는 점에서, 결과 중심으로 읽히기 쉬운 시험과 다른 구조로 읽힌다. 과정이 타당하면 오답에도 부분점수를 줄 수 있고 답이 맞아도 감점할 수 있는 시험은 다른 종류의 훈련을 요구한다. 출제위원이 권한 훈련은 평소 수학 문제를 풀 때 모범 답안을 작성한다는 생각으로 풀이를 정리하는 습관, 곧 왜 그 식을 세웠고 어떤 개념을 썼으며 그 결과 무엇을 알 수 있는지를 문장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약학부는 기본 방향이 같되 문항 조건이 더 복합적이거나 더 깊은 사고를 요구할 수 있으며, 풀이 후 논리 흐름의 누락과 오류를 다시 확인하라는 것이 출제위원의 안내다.
가이드가 공개한 2026학년 입결(기사 인용). 인문계 142명 모집에 5,669명 지원, 경쟁률 39.9대 1, 수능최저 충족 인원 기준 실질경쟁률 12.5대 1, 충원율 32%, 합격자 교과등급 평균 4.10. 자연계 72명 모집에 3,792명 지원, 52.7대 1, 실질경쟁률 17대 1, 충원율 24%, 교과등급 평균 3.38. 2027학년 논술우수자전형은 인문·자연계에서 총 214명 모집, 논술 90%+교과 10%, 수능최저 적용.
39.9대 1 뒤의 12.5대 1
가이드에 실린 입결은 논술전형의 경쟁률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보여준다. 2026학년 인문계 명목 경쟁률은 39.9대 1이었지만 논술 응시자 중 수능최저 충족 인원을 모집 인원으로 나눈 실질경쟁률은 12.5대 1이었다. 자연계는 52.7대 1이 17대 1로 줄었다. 기사에 따르면 2025학년 실질경쟁률은 인문 12.6대 1, 자연 18대 1, 2024학년은 인문 15대 1, 자연 15.4대 1이었다.
이 칼럼이 주목하는 것은 2026학년에 인문·자연계 모두 실질경쟁률이 명목 경쟁률의 약 3분의 1이었다는 점이고, 기사는 2024~2026학년의 실질경쟁률 추이도 함께 제시한다. 합격자 교과등급 평균이 인문 4.10, 자연 3.38이라는 수치는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이 전형이 내신으로는 닿기 어려운 대학에 논술로 접근하는 통로임을 시사하고, 명목과 실질의 차이는 수능최저가 논술 이전의 중요한 관문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가이드에 실린 인문계와 자연계 합격생이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을 지원 전략의 기준으로 설명한 것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합격생들이 공통으로 한 일
가이드에 실린 세 합격생의 준비법에는 공통점이 있다. 대학이 공개한 기출과 모의논술을 풀되, 푸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답안을 모범답안과 비교해 다시 쓰거나 오류를 점검했다는 것이다. 인문계 합격생은 모범답안과 비교하고 피드백 후 다시 쓰는 과정을 계속 반복했다고 했고, 자연계 합격생은 모범답안의 필수 요소를 얼마나 담았는지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약학부 합격생은 사소한 과정 하나도 생략하지 않고 정밀하게 적는 연습을 반복했고, 수능 이후에는 매일 3세트씩 제한시간보다 10분 짧게 풀며 시간 관리를 익혔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세 사람의 방법은 출제위원의 채점 기준을 학습 방법으로 뒤집은 것이다. 채점자가 과정을 보므로 과정을 쓰는 연습을 했고, 채점자가 재해석을 보므로 베끼지 않고 다시 쓰는 연습을 했다. 논술 준비에서 가장 귀한 자료가 기출 문제집이 아니라 출제자의 채점 기준이라면, 대학이 그것을 직접 공개한 가이드는 학원 강의보다 먼저 읽어야 할 문서다.
이 칼럼의 관점에서 출제위원의 설명은 요령보다 채점표에 가깝게 읽힌다. 그 설명을 먼저 읽은 학생과 문제부터 푼 학생은 같은 기출로 다른 연습을 한다.
출처: 베리타스알파 — [단독] 숙명여대 출제위원이 말하는 2027논술팁.. 인문 '출제의도' 자연 '풀이과정' (신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