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정책
가르치지 않는 어른의 값: 개인화된 학생 지원이 소득 곡선을 움직였다
하버드 HGSE가 소개한 골드먼·그레이시 연구: 가르치지 않는 코디네이터의 3년 지원이 졸업률과 성인 소득을 바꿨다. 한국 학원의 상담 인력 설계에 주는 시사점.

학생을 돕는 방법을 물으면 교육계는 오랫동안 같은 곳을 가리켜 왔다. 교육과정, 학급 규모, 교사의 질. 하버드 교육대학원(HGSE)의 '유저블 놀리지' 섹션 기사가 소개한 새 연구는 그 시선을 교실 밖으로 돌린다. 경제학자 벤저민 골드먼과 제이미 그레이시가 쓰고 HGSE의 에드리디자인 랩과 오퍼튜니티 인사이츠가 후원한 이 연구의 결론은 단순하다. 자원과 관계가 함께 갈 때 학생의 성과는 교실 안에서만이 아니라 성인기까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가 한국 독자에게 흥미로운 이유는 결과의 크기보다 개입의 성격에 있다. 연구가 추적한 프로그램은 수업을 가르치지 않는다. 미국 고빈곤 학교의 통합 지원과 한국 학원은 이해관계도 지원 범위도 다르지만, 기능적 구조만 놓고 비유하자면 진도와 무관한 '담당 어른'의 효과를 돈으로 환산한 연구다.
가르치지 않는 어른이 만든 격차
연구의 중심에는 미국 최대의 통합 학생지원 기관인 커뮤니티스 인 스쿨스(CIS)가 있다. 기사에 따르면 CIS는 빈곤율이 높은 학교에 훈련된 현장 코디네이터를 배치하며, 매년 29개 주와 워싱턴 D.C.의 3,500개 넘는 학교에서 200만 명 이상의 학생을 맡는다. 이 코디네이터는 수업이나 교안을 담당하지 않는다. 주거 불안, 건강과 정신건강, 가족 위기, 식량 부족처럼 학습을 탈선시키는 문제를 함께 헤쳐 나가고, 그 과정에서 학생을 학교에 붙들어 두는 신뢰 관계를 만든다.
결과는 연구진의 표현으로 유의미했다. 3년간 CIS 지원을 받은 학생은 시험 점수, 졸업률, 대학 진학률이 올랐다. 연구진은 이 단기 성과가 27세 시점 연소득 4.3% 증가로 이어지고, 생애 소득으로는 7만 5,000달러 이상(현재가치 3만 6,000달러)이 더해진다고 추정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 소득 수치가 실측이 아니라 연구진의 투영(projection)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이 단기 성과가 27세 소득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추정한 값이며, 그렇게 읽어야 한다.
연구가 제시한 수치(연구진 추정 기준). 3년 지원 → 27세 연소득 +4.3%, 생애 소득 +7만 5,000달러(현재가치 3만 6,000달러). 학생 1인당 3년간 3,000달러 투자. 공저자 그레이시에 따르면 학업 성과 개선은 퍼즐의 한 조각이며, 정학 감소 등 비인지적 개선이 장기 효과에 거의 같은 비중으로 기여한다.
자원이 아니라 자원에 닿는 경로
이 연구의 중심 명제는 "자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 HGSE 기사는 중요한 것이 학생이 자원에 어떻게 접근하느냐, 곧 신뢰하는 어른과의 관계를 통해서냐에 있다고 정리한다. 에드리디자인 부국장 토히다 잭슨은 이를 '내비게이터'라는 말로 설명한다. 아이와 가족에게 긍정적인 개인 관계를 만들어 주고, 아이가 알려지고 보이고 들리고 지원받는다고 느끼게 하는 어른이다. 예컨대 내비게이터는 학생이 칠판을 볼 수 있도록 안경을 마련하도록 돕거나, 가족을 안정된 주거에 연결하거나, 출석이 흔들리기 시작할 때 일찍 개입할 수 있다.
구조적으로 보면 이 발견은 교육 지원 정책의 오래된 가정을 뒤집는다. 지원을 '늘리는' 것과 지원이 '닿게 하는' 것은 다른 일이며, 후자에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별 행동은 사소해 보이지만 합쳐지면 궤적을 바꾼다는 것이 연구의 주장이고, 그레이시는 학교 참여 유지와 정학 감소 같은 비인지적 개선도 장기 효과에 거의 같은 비중으로 기여한다고 설명한다.
한국 학원에서 찾을 수 있는 '내비게이터' 기능
이 연구를 한국에 옮길 때는 두 가지 차이를 먼저 인정해야 한다. 연구 대상은 미국의 저소득층 학생이고, 개입은 고빈곤 학교에 배치된 CIS 현장 코디네이터의 지원이다. 미국 고빈곤 학교의 지원 결과를 한국 사교육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고, 소득 효과 수치를 옮길 근거는 없다. 다음은 이 칼럼의 추론이다.
이 칼럼의 추론으로는, 한국 학원은 이 연구가 말하는 역할을 이미 일부 수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출석이 흔들리는 학생에게 먼저 전화하는 담임, 학부모와 아이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상담 실장, 성적이 아니라 컨디션을 묻는 원장은 잭슨이 말하는 내비게이터의 기능과 겹친다. 이 칼럼이 제기하는 문제는, 그런 관계 업무가 학원이 내세우는 서비스의 가치로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상담에서 설명되는 것이 주로 커리큘럼과 진도라면, 아이를 학원에 남게 하는 관계는 값이 매겨지지 않은 채 남는다. 연구의 논리가 맞다면 학원은 자신이 하는 가치 있는 일 하나를 설명하지 않고 있는 셈일 수 있다.
3,000달러의 정책적 의미
연구는 학생 1인당 3년간 3,000달러의 CIS 투자가 성인 소득을 올리고 세수를 늘리는 상당한 수익을 낳는다고 추정한다. 잭슨은 개인화된 지원이 정치 성향과 도시·농촌을 가로지르는 지역에서 효과적으로 시행된 사례를 보았으며, 지역의 부문 간 협력과 결합될 때 가장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에드리디자인은 이 결과가 대학 진학 프로그램부터 임대료 지원, 직업훈련까지 기존 정책의 효과를 증폭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 칼럼의 독법으로는 한국에서 이 숫자가 겨냥해야 할 대상은 교육부보다 학교와 학원의 인력 설계다. 교사 한 명이 맡는 학생 수를 줄이는 것과 학생 한 명을 끝까지 아는 어른을 두는 것은 같은 예산으로도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 칼럼의 해석으로는, 자원과 관계를 결합한 지원의 경제적 효과를 추정할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이 연구가 정책 논의에 보탠 것이다. 이 연구는 관계 기반 지원을 예산 설계의 대상으로 검토하게 만든다.
CIS의 3년 지원이 27세 연소득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연구진의 추정이 맞다면, 학원과 학교가 진도표 옆에 두어야 할 것은 한 명의 학생을 끝까지 아는 사람의 이름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전화 109(24시간) 또는 청소년전화 1388(24시간)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출처: Harvard GSE Usable Knowledge — New Evidence Shows Personalized Student Supports Pays Off — for Life (Goldman & Gracie, EdRedesign Lab · Opportunity Ins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