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정책
내신 5등급제 첫 성적 신호, 평균 3.5점 상승을 어떻게 읽을까
내신 5등급제 적용 이후 학교 성적표의 숫자가 달라지고 있다.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전국 일반고 1695개교의 2025학년도 고1 2학기 학업성취도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주요 5개 과목 평균 점수는 전년보다 3.5점 상승했다. 문제는...

내신 5등급제 적용 이후 학교 성적표의 숫자가 달라지고 있다.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전국 일반고 1695개교의 2025학년도 고1 2학기 학업성취도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주요 5개 과목 평균 점수는 전년보다 3.5점 상승했다. 문제는 점수 상승 자체보다 이 점수가 수능형 시험의 실력 신호와 얼마나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가다. 한국 학부모에게 내신은 수시의 언어이고 수능은 정시의 언어이며 학원 선택과 사교육비 판단의 기준이다. 이제 두 언어를 따로 읽기보다 함께 대조한다.
성적표의 온도가 올라간 이유
기사의 핵심 수치는 분명하다. 2025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주요 5개 과목 평균 점수는 70.4점이었다. 9등급제가 적용된 2024년 2학기 평균 66.9점과 비교하면 3.5점 오른 결과다. 같은 자료에서 학업성취도 90% 이상을 뜻하는 A등급 비율도 주요 5개 과목 평균 24.1%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포인트 상승했다. 고1 1학기에서도 흐름은 비슷했다. 전국 1693개교가 공개한 2025학년도 고1 1학기 주요 5개 교과 평균 점수는 70.1점으로, 2024년 1학기 67.1점보다 3점 높았다. A등급 비율도 23.7%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포인트 올랐다. 학부모가 이 숫자를 볼 때 조심할 지점은 성적이 올랐다는 단순 결론이다. 내신 점수가 오른 것인지, 시험의 난도와 등급 구조가 달라져 성적 분포가 움직인 것인지 구분한다. 내신 5등급제는 학교 성적표를 더 넓은 등급 폭으로 읽게 만든다. 따라서 자녀의 내신 상승이 곧바로 수능 대비력 상승을 뜻한다고 보기 어렵다. 수시를 준비하든 정시를 염두에 두든, 성적표의 온도만으로 학습의 깊이를 판단하는 일은 위험하다.
A등급 24.1%가 말하는 변별력의 흔들림
A등급 비율 24.1%라는 숫자는 학부모가 가장 예민하게 봐야 할 대목이다. 학업성취도 90% 이상 학생이 주요 5개 과목 평균에서 네 명 중 한 명에 가까운 비율로 나타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내신 5등급제 아래에서 A등급을 받는 학생이 늘어나면, 같은 A 안에서도 학업 수준의 차이를 학교 성적표만으로 세밀하게 보기 어려워진다. 기사 제목이 내신 변별력 하락 우려를 제기한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내신은 여전히 중요하다. 고교 생활의 성실성, 학교 수업 대비, 수행과 지필을 포함한 평가 대응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그러나 A등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A를 받았는가와 함께 어떤 과목에서, 어떤 시험에서, 어떤 방식으로 안정적으로 받았는가를 같이 봐야 한다. 특히 수능 영어, 수학, 국어처럼 수능형 문항에서 별도의 사고력과 시간 관리가 요구되는 과목은 내신 A만으로 충분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학원 선택에서도 이 점이 중요하다. 내신 대비만 강한 수업인지, 수능형 시험과의 간극까지 점검하는 수업인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교육비를 쓰더라도 점수 상승의 겉모양이 아니라 변별력이 낮아진 구간에서 실력을 확인하는 기준을 가져야 한다.
전국 8개 권역 상승, 지역 차이보다 더 큰 공통 신호
지역별 결과도 한 방향을 가리킨다. 기사에 따르면 전국 8개 모든 권역에서 점수 상승이 나타났다. 강원권은 4.6점, 경인권은 4.3점, 서울권은 3.3점 각각 올랐다. 어느 한 지역의 특수한 현상이라기보다 내신 5등급제 적용 이후 학교 성적 분포 전반에 변화가 생겼다고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학부모는 지역별 상승 폭을 놓고 단순히 어느 지역이 유리하거나 불리하다고 판단하기보다, 자녀가 속한 학교의 내신 환경이 전년과 다른 규칙 안에 놓였다는 점을 봐야 한다. 내신은 학교 안 경쟁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제도의 영향을 받는다. 같은 점수라도 9등급제 시기의 의미와 5등급제 시기의 의미는 달라진다. 2028대입을 바라보는 가정이라면 이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진다. 입시 정책이 바뀔 때 학부모가 흔히 하는 실수는 하나의 지표에 과도하게 매달리는 일이다. 내신이 올랐으니 안심하거나, A등급이 많아졌으니 내신을 가볍게 보는 판단은 모두 이르다. 지역별 평균 상승은 성적표를 이전 방식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공통 신호에 가깝다. 내신 관리, 수능 대비, 자녀 진로에 필요한 과목 선택의 균형을 다시 점검한다.
수능형 시험과의 간극이 만드는 불안
이번 자료에서 더 강한 경고는 수능형 시험 결과와의 차이다. 기사에 따르면 같은 학생들이 응시한 올해 3월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90점 이상 비율은 국어 2.56%, 수학 1.19%, 영어 3.48%에 그쳤다. 내신의 A등급 비율은 주요 5개 과목 평균 24.1%였다. 두 시험이 같은 성격은 아니지만 최상위권처럼 보이는 비율의 차이가 크다는 점은 무시하기 어렵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내신 5등급제 적용으로 학교 시험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되고 있으며 수능 모의고사와의 난이도 격차가 최상위권에서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말은 학부모에게 매우 현실적인 질문으로 돌아온다. 자녀가 학교 시험을 충실히 대비해 좋은 내신을 받는 것과, 수능 수준 문항을 안정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같은가. 답을 성급히 정할 필요는 없지만 확인은 필요하다. 특히 수능과 내신을 동시에 챙겨야 하는 중·고등 가정에서는 내신 시험 직후가 중요하다. 점수가 높게 나왔을 때 바로 다음 단계의 수능형 문제로 넘어가 본다. 학원 선택 역시 내신 성적 상승만 홍보하는 곳보다, 학교 시험과 수능형 시험의 간극을 어떻게 진단하는지 살펴야 한다.
학교 시험을 충실히 대비해도 남는 질문
기사에 실린 임성호 대표의 또 다른 설명은 수험생 입장에서 학교 시험을 충실히 대비하더라도 수능 수준까지 도달했는지 확신하지 못해 불안하다는 내용이다. 이 불안은 과장된 감정이 아니라 제도 변화가 만든 실제 판단의 어려움이다. 내신 5등급제에서 학교 시험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되는 흐름이라면, 학생은 성실하게 공부하고도 자신의 전국 단위 위치를 정확히 체감하지 못한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더 복잡하다. 내신이 좋으면 수시 가능성을 기대하게 되고 수능형 시험 결과가 낮으면 정시와 최저학력 기준을 걱정하게 된다. 이때 필요한 태도는 내신과 수능을 경쟁시키는 것이 아니다. 학교 시험 대비를 기본으로 하되, 그 결과가 어떤 수준의 문제 해결력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사교육비 판단도 여기서 달라진다. 부족한 과목을 무조건 늘리는 방식보다, 내신 점수와 수능형 점수 사이의 차이가 큰 과목을 찾는 방식이 합리적이다. 영어 성적이 내신에서는 안정적인데 수능 영어 유형에서는 90점 이상권에 들지 못하는 식의 차이가 있다면, 학습법 자체를 다시 봐야 한다. 다만 기사 밖의 예측으로 불안을 키우기보다 공개된 성취도와 전국연합학력평가의 차이를 차분히 대조하는 일이 우선이다.
내신 5등급제에서 학부모가 다시 세울 기준
내신 5등급제 아래에서 학부모의 기준은 더 정교해져야 한다. 하나는 내신 점수의 상승을 자녀 실력의 전부로 보지 않는 기준이다. 2025학년도 고1 2학기 주요 5개 과목 평균이 70.4점으로 올랐고 A등급 비율도 24.1%로 높아졌다는 사실은, 좋은 내신의 의미를 더 세밀하게 읽어야 함을 보여준다. 다음은 과목별 확인이다. 기사에서 제시된 주요 5개 과목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이다. 이 중 자녀 진로와 관련된 과목, 수능에서 부담이 큰 과목, 내신 대비 시간이 많이 드는 과목을 구분한다. 그다음은 시험 성격별 확인이다. 학교 시험은 학교 수업과 평가 범위에 맞춰 대비하는 시험이고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수능형 시험의 성격을 가진다. 이 둘의 점수가 크게 다르면 학습 계획도 달라져야 한다. 이어 학원 선택 기준이다. 내신 대비 자료가 많은가만 볼 것이 아니라, 내신 성취와 수능형 문제 해결 사이의 간극을 설명하는지 봐야 한다. 끝으로 사교육비의 우선순위다. 불안해서 과목을 늘리는 방식보다, 성적표와 모의고사 사이의 차이가 확인된 지점에 집중하는 방식이 낫다. 내신 5등급제는 쉬워진 성적표가 아니라, 더 까다로운 해석을 요구하는 성적표다.
이번 주에는 성적보다 두 시험의 차이를 묻는다
이번 주 학부모가 자녀와 다르게 해 볼 한 가지는 성적표를 놓고 칭찬이나 질책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는 일이다. 대신 질문을 하나로 좁히면 된다. “이번 내신에서 잘 맞힌 단원이나 유형이 수능형 문제에서도 같은 속도로 풀렸는가”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자녀를 압박하기 위한 말이 아니다. 내신 5등급제 적용 이후 평균 점수와 A등급 비율이 오른 상황에서, 학교 성적과 수능형 실력의 거리를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대화다. 자녀가 내신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 그 성취는 인정한다. 동시에 올해 3월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90점 이상 비율이 국어 2.56%, 수학 1.19%, 영어 3.48%였다는 자료가 보여주듯, 수능형 시험의 최상위권 비율은 내신 A등급 비율과 다르게 나타났다. 따라서 이번 주의 관찰은 공부를 했는가가 아니라 시험이 바뀌어도 풀리는가에 맞춘다. 자녀가 어떤 과목에서 내신은 안정적인데 수능형 문제는 흔들리는지, 반대로 학교 시험 범위 학습이 약한지 확인하면 된다. 그 결과에 따라 학원 선택, 사교육비 조정, 수능과 내신의 시간 배분을 판단하는 출발점이 생긴다. 성적표의 숫자를 믿되, 숫자가 말하지 않는 간극까지 함께 보는 것이 지금 필요한 부모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