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정책
50.95%가 바꾼 로스쿨 진로 상담의 문법
2026년 변호사시험 합격률 50.95%와 응시자 증가, 합격자 감소 흐름을 바탕으로 로스쿨 진로 상담의 리스크를 짚었다.

50.95%. 2026년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응시자 3364명 중 1714명 합격으로 확정됐다. 응시자는 역대 최대였고 합격자는 전년보다 30명 줄었다. 대입·수능·내신 상담의 언어로 로스쿨 진로를 설명하기에는 입학 이후의 시험 구조와 응시 제한, 사교육 의존 문제가 너무 선명해졌다.
역대 최대 응시자와 줄어든 합격자
법무부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의 심의 의견과 대법원,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의견을 바탕으로 2026년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1714명으로 결정했다. 기준은 총점 889.11점 이상이다. 응시자는 3364명으로 지난해 3336명보다 28명 늘었지만, 합격자는 1744명에서 1714명으로 30명 줄었다. 합격률은 50.95%로 2020년 이후 7년간 가장 낮다. 수능과 내신이 대입의 첫 관문이라면, 로스쿨 진로에서는 입학 뒤 변시 합격률이 또 다른 관문으로 놓인다. 학원이나 대학 진로 프로그램이 단순히 로스쿨 진학만을 목표로 제시할 경우, 응시자 증가와 합격자 감소가 동시에 벌어지는 구조를 설명하지 못한다.
50% 안팎으로 내려온 합격률의 흐름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2020년 53.32%, 2021년 54.06%, 2022년 53.55%, 2023년 53.00%, 2024년 53.04%, 2025년 52.28%, 2026년 50.95%로 이어졌다. 기사 기준 7년래 최저다. 더 길게 보면 2012년 제1회 시험은 87.15%였고, 2013년 75.17%, 2014년 67.63%, 2015년 61.11%였다. 2016년 55.20% 이후에는 50% 안팎의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도입 이후 가장 낮았던 해는 2018년 49.35%로, 유일하게 50%를 넘기지 못했다. 대입 상담에서 수능 등급 변화만 보는 방식이 충분하지 않듯, 로스쿨 상담도 특정 연도의 합격률보다 장기 추이를 함께 읽어야 한다. 응시인원이 늘면 합격인원도 늘리는 통상적 흐름이 관찰됐지만 최근 2년은 응시인원과 관계없이 합격자를 줄인 상황이라는 기사 분석이 붙어 있다.
배출 축소와 자격시험화의 정면 충돌
합격률 논쟁의 한쪽에는 대한변호사협회의 배출 축소 주장이 있다. 변협 측은 변호사 과잉공급을 이유로 신규 변호사 배출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23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변호사 배출 수 감축 집회를 열었다. 기사에 따르면 변협 측은 연간 1000명 수준까지 감축해야 한다는 입장도 냈다. 올해 응시인원 3364명을 기준으로 하면 합격률은 29.7%가 된다. 반대편에는 로스쿨 측의 자격시험화 주장이 있다. 로스쿨 교육을 이수한 졸업생이라면 시험을 통해 법조계 진입이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로스쿨 재학생은 "응시인원은 늘어가는데 10명 중 3명 꼴로 합격시키자는 건 사다리 걷어차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과과정과 시험 선발 사이의 긴장이 그대로 드러난다.
시험 대비로 기우는 로스쿨 교과과정
로스쿨 측은 낮은 변시 합격률이 교육을 시험 대비 중심으로 왜곡한다고 지적한다. 합격자 수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이 누적 응시자 문제와 이른바 오탈자 확대를 초래하고, 교육과정의 다양성과 실무형 교육을 위축시키며, 사교육 의존도를 높인다는 주장이다. 기사에 인용된 입시전문가도 현재 로스쿨에서 변시 합격만을 위한 수업이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시험 과목 이외의 기초법학이나 선택과목을 외면해 폐강되는 상황을 언급했다. 이는 수능과 내신 대비가 학교 수업의 폭을 좁힌다는 익숙한 논쟁과 닮아 있지만, 로스쿨에서는 졸업 이후 자격 취득이 걸려 있다는 점에서 압박의 결이 다르다. 학원식 문제풀이의 효율만으로는 로스쿨 제도의 취지인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문구를 설명하기 어렵다.
오탈자 리스크까지 포함한 진로 설계
2026년 로스쿨 졸업자 대비 초시 합격률은 70.04%로 전년 74.78%보다 낮다. 로스쿨 입학정원 2000명 대비 합격률은 85.7%로 전년 87%보다 하락했다. 졸업 후 5년 동안 5회의 응시 기회를 모두 사용한 응시자의 최종 누적 합격률은 88.43%다. 현행법상 로스쿨 졸업자는 총 5회까지만 변호사시험 응시가 가능하며, 이를 모두 소진하면 다시 시험을 치를 수 없다. 기사에는 과거 사법시험 낭인과 달리 변시는 5번 이후 시험 응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담겼다. 대입, 수능, 내신을 지나 로스쿨로 향하는 상담은 그래서 합격선만이 아니라 시간표를 다뤄야 한다. 대학과 학원 진로 프로그램은 로스쿨 진학 가능성, 변시 합격률, 응시 제한, 사교육 의존을 한 표 안에 놓고 설명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