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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2027 한의대 수시 25.91대1, 논술 한 칸이 판을 흔들었다

2027학년도 수시에서 전국 12개 한의대 경쟁률이 25.91대1로 상승했다. 가천대는 논술 신설로 137대1, 경희대 인문 논술은 622대1을 기록했다. 전형 규칙 변화가 만든 2027학년도 숫자를 자녀 진로 관점에서 읽는 법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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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한의대 수시 25.91대1, 논술 한 칸이 판을 흔들었다

2027학년도 수시에서 전국 12개 한의대 경쟁률이 정원내 25.91대1로 올랐다. 538명 모집에 1만3938명이 지원한 값이다. 2026학년도 23.39대1보다 뚜렷하게 높다. 한의대 경쟁률은 2023학년 26.12대1에서 2025학년 27.18대1까지 올랐다가 2026학년 23.39대1로 내렸고, 2027학년도에 다시 반등했다. 2023~2027학년도 다섯 해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한의대 경쟁률은 오르내림을 반복해 왔다. 한 해의 방향만 보고 인기가 올랐다거나 식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방향보다 중요한 건 반등을 만든 힘이다. 지원자가 1만2399명에서 1만3938명으로 늘기도 했지만, 기사는 상승을 주도한 것이 가천대 논술 신설을 필두로 한 논술전형의 판도 변화라고 본다. 그래서 25.91대1이라는 총량보다 그 숫자가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아래에서는 2027학년도 숫자를 만든 변화를 하나씩 뜯어본다.

가천대 논술 한 칸이 전체 그래프를 밀어 올렸다

2027학년도 상승의 진원지는 가천대다. 가천대는 학종 가천의약학을 폐지하고 논술전형을 새로 만들었다. 7명 모집에 1794명이 몰려 256.29대1로 마감했다. 대학 전체로는 14명 모집에 1918명이 지원해 137대1을 기록했다. 2026학년도 25.92대1에서 한 해 만에 벌어진 변화다. 한 대학이 전형 하나를 바꾸자 경쟁률이 다섯 배 넘게 뛴 셈이다. 학종을 없앤 자리에 논술이 들어서면서 지원자의 성격 자체가 달라졌다.

논술 판 전체가 같이 커졌다. 한의대 논술 경쟁률은 187.16대1로 마감했다. 32명 모집에 5989명이 지원한 결과다. 2026학년도는 145.88대1이었다. 경희대와 부산대만 하던 논술에 가천대가 합류하면서 지원 표본이 3793명에서 5989명으로 불었다. 지원자 수가 2천 명 넘게 늘어난 만큼, 논술 평균이 오른 것은 실력 경쟁이 치열해졌다기보다 문이 하나 더 열린 결과에 가깝다. 표본이 커지면 평균도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하고 숫자를 읽어야 한다.

수의대와 치대 같은 다른 의약계열이 논술을 줄이거나 없애는 동안 한의대는 논술 모집 대학을 2개교에서 3개교로 늘렸다. 방향이 정반대였다. 문이 늘어난 쪽으로 N수생과 최상위권의 상향 지원이 쏠렸다. 논술 한 칸이 열리자 전국 평균이 함께 움직였다. 자녀 진로를 한의대로 그리는 가정이라면 경쟁률 숫자 자체보다 어느 전형에서 문이 새로 열렸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문이 열린 첫해의 경쟁률은 이듬해 다시 출렁일 수 있어, 2027학년도 137대1을 고정된 벽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그 문이 내 자녀가 준비해 온 전형인지 아닌지다.

문과 최상위권이 몰린 단 하나의 창구

2027학년도 숫자에서 가장 도드라진 대목은 인문계열 쏠림이다. 경희대 인문 논술은 5명 모집에 3110명이 지원해 622대1로 마감했다. 한 자리를 두고 백 명 넘게 겨룬 셈이다. 한의대 전체 평균 25.91대1과 견주면 스물네 배에 이르는 숫자다. 같은 한의대 안에서도 인문 논술은 완전히 다른 세계에 가깝다.

배경에는 문과 최상위권의 좁은 진학로가 있다. 이과로 교차지원하는 길이 막히면서 문과 상위권 학생에게 의약계열 문은 거의 닫혀 있다. 한의대 인문계열 분리 선발은 그 사이에 남은 통로다. 학종이든 교과든 논술이든 전형을 가리지 않고 문과 최상위권이 이 통로로 몰렸다. 통로가 좁을수록 그 앞에 줄이 길어지는 구조다. 622대1은 인기의 크기가 아니라 통로의 좁기를 보여 주는 숫자에 가깝다.

학종에서도 대구한의대 일반 인문이 38.60대1로 전체 최고 경쟁률을 찍었다. 2026학년도 31대1에서 오른 수치다. 원광대 학생부종합 인문도 20.25대1에서 24대1로 올랐다. 교과에서는 대구한의대 기회균형 인문 40.33대1과 일반 인문 37.29대1이 상위 두 자리를 싹쓸이했다. 세 전형 모두에서 인문 모집단위가 앞자리를 차지했다. 전형이 달라도 인문이 앞선다는 건, 쏠림이 특정 전형의 일이 아니라 문과 진학로 전체의 문제라는 뜻이다. 논술만 피한다고 인문 쏠림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능에서 문과와 이과의 유불리를 따지던 계산이 대입 원서까지 이어진 장면이다. 문과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이 쏠림의 강도를 숫자로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622대1이라는 숫자는 겁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문과 최상위권이 놓인 자리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 막연한 불안 대신 이 숫자를 근거로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편이 낫다.

열두 곳을 한 덩어리로 보면 놓치는 것

평균 25.91대1은 열두 곳을 하나로 뭉갠 값이다. 안을 열면 온도차가 크다. 가천대가 137대1로 가장 높고 원광대는 9.67대1로 가장 낮다. 열네 배 넘게 벌어진다. 같은 한의대라는 이름 안에 전혀 다른 두 개의 경쟁이 들어 있는 셈이다. 평균만 보면 이 격차가 통째로 사라진다.

2026학년도와 견주면 오른 곳은 네 곳, 내린 곳은 여덟 곳이다. 오른 곳은 가천대와 경희대, 상지대, 부산대다. 상승폭은 논술을 새로 만든 가천대가 25.92대1에서 137대1로 가장 컸다. 경희대는 75.07대1에서 82.20대1로, 부산대는 23.30대1에서 25.30대1로 올랐다. 오른 네 곳을 빼면 나머지는 대부분 내렸다는 점에서, 평균 상승은 전반적 인기 상승이 아니라 소수의 큰 변화가 만든 결과다. 특히 가천대 한 곳의 낙차가 평균을 위로 끌어올린 무게가 컸다.

내린 여덟 곳 가운데는 세명대의 낙폭이 컸다. 21.96대1에서 17.08대1로 내렸다. 동의대도 19.89대1에서 17.39대1로 빠졌다. 대구한의대와 동국대(WISE)도 내렸다. 동신대와 우석대, 대전대, 원광대까지 하락 대열에 들었다. 평균이 오른 해에도 열두 곳 중 여덟 곳은 경쟁률이 내렸다는 사실은 그냥 지나칠 대목이 아니다. 상승 기사 제목 뒤에 실제로는 하락한 대학이 더 많았던 것이다.

이 격차는 학원 선택과 원서 전략에서 그대로 갈림길이 된다. 137대1과 9.67대1을 같은 한의대로 묶어 대응하면 판단이 흐려진다. 대학마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방향을 따로 읽어야 한다. 평균 한 줄을 기준으로 삼으면 오른 네 곳의 공포와 내린 여덟 곳의 기회를 동시에 놓친다. 자녀가 지망하는 대학이 오른 네 곳에 있는지 내린 여덟 곳에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먼저다.

학종·교과는 빠지고 논술만 차오른 이유

전형별로 보면 흐름이 갈렸다. 학종은 17.44대1로 2026학년도 17.55대1보다 소폭 내렸다. 194명 모집에 3383명이 지원했다. 모집인원이 줄었는데도 지원자가 더 크게 빠지며 경쟁률이 처졌다. 뽑는 자리가 줄면 보통 경쟁률이 오르는데, 2027학년도 학종은 그 반대였다. 그만큼 지원자가 학종에서 발을 뺐다는 신호로 읽힌다.

교과의 하락은 더 뚜렷하다. 14.63대1로 2026학년도 16.76대1에서 내렸다. 모집인원은 302명에서 312명으로 늘었지만 지원자는 5061명에서 4566명으로 대거 빠졌다. 문이 넓어진 쪽으로 오히려 지원이 줄어든 셈이다. 세 전형 가운데 경쟁률이 가장 낮은 곳도 교과다. 자리가 가장 많고 경쟁률이 가장 낮다는 점은 내신형 자녀에게 의미가 크다.

반대로 논술만 홀로 차올랐다. 187.16대1로 2026학년도 145.88대1을 크게 넘겼다. 가천대 합류와 인문 쏠림이 겹친 결과다. 학종과 교과가 나란히 빠지는 동안 논술 홀로 뛰었다는 점에서, 2027학년도 평균 상승은 사실상 논술 한 전형이 떠받친 숫자다. 세 전형을 함께 놓고 보면 상승의 정체가 더 분명해진다.

같은 한의대 안에서도 전형에 따라 온도가 반대로 움직였다. 학종과 교과에서 자리를 지키려던 학생과 논술 한 판에 승부를 거는 상향 지원자가 서로 다른 쪽으로 갈라졌다. 내신이 강한 자녀와 논술로 승부를 보려는 자녀는 2027학년도 숫자를 정반대로 읽어야 한다. 내신형 자녀에게는 학종·교과의 하락이 문턱이 낮아졌다는 신호이고, 논술형 자녀에게는 187.16대1이 더 두꺼워진 벽이다. 평균 한 줄로는 이 분화가 보이지 않는다. 자녀가 어느 전형에 서 있는지에 따라 같은 기사도 정반대의 뜻이 된다.

규칙 한 줄이 바뀌면 지원자가 이동한다

2027학년도 숫자의 움직임에는 규칙 변화가 겹쳐 있다. 몇 곳은 전형 조건을 손보자 지원자가 곧바로 반응했다. 경쟁률은 학생이 아니라 대학이 먼저 움직여 만든 결과라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규칙이 바뀐 대학과 그대로인 대학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면 안 되는 이유다.

상지대 종합일반 통합이 대표적이다. 서류 평가 비중을 70%에서 80%로 올리고 과탐 응시 필수 조건을 없앴다. 그러자 23.33대1에서 26.13대1로 지원자가 몰렸다. 교과일반도 27.43대1에서 33대1로 올랐다. 과탐이라는 문턱을 치우자 지원할 수 있는 학생의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같은 대학의 두 전형이 함께 오른 것도 조건 완화의 영향을 짐작하게 한다.

부산대 지역인재 논술도 비슷하다. 논술 반영비율을 70%에서 80%로 키우고 미적분과 기하, 과탐 필수 조건을 풀었다. 문턱이 낮아지자 39대1에서 48.80대1로 올랐다. 상지대와 부산대 모두 필수 과목 조건을 걷어낸 자리에서 지원자가 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정 과목을 강제하지 않으면 그 과목을 준비하지 않은 학생까지 지원 대열에 합류한다.

신설도 숫자를 만든다. 세명대 인문계고교 통합 전형은 2027학년도에 처음 생겨 3명 모집에 82명이 몰렸다. 27.33대1로 단숨에 교과 상위 5위에 올랐다. 없던 전형이 생기면 경쟁률표의 순위 자체가 흔들린다. 2026학년도와 2027학년도 표를 나란히 놓을 때 신설 전형을 따로 표시해 둬야 하는 이유다.

반대 방향도 있다. 동의대 학교생활우수자 면접 전형은 한의대에서 유일하게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고 통합 선발을 한다. 이 전형은 36.56대1에서 32.78대1로 내렸다.

경쟁률은 학생의 실력보다 대학이 그해 바꾼 규칙을 먼저 반영한다. 사교육비를 어디에 쓸지 정하기 전에 지망 대학이 2027학년도에 무엇을 바꿨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규칙을 모르면 오른 경쟁률을 실력의 벽으로 오해하고, 바뀐 조건이 내 자녀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도 가늠할 수 없다. 숫자를 읽기 전에 규칙표부터 펼쳐야 한다.

자녀와 펼쳐 볼 것은 경쟁률표가 아니다

경쟁률 표를 자녀 앞에 펼치는 순간 대화는 겁주기로 흐르기 쉽다. 622대1이나 137대1 같은 숫자는 불안만 키운다. 숫자는 이미 지나간 지원 결과일 뿐, 자녀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바꿀 수 있는 건 대화의 출발점이다.

숫자 대신 방향을 함께 읽는다. 2027학년도에 오른 네 곳과 내린 여덟 곳이 왜 갈렸는지 자녀와 짚어 본다. 가천대는 논술을 새로 열어 137대1이 됐고, 상지대는 과탐 필수를 풀자 지원자가 늘었다. 경쟁률은 실력의 벽이 아니라 대학이 설계한 조건의 결과라는 점을 같이 확인한다. 이 관점 하나만 잡아도 표를 보는 자녀의 표정이 달라진다.

그다음은 자녀의 위치다. 내신이 강한지 논술 한 판에 걸 만한지, 문과인지 이과인지에 따라 2027학년도 숫자는 정반대로 읽힌다. 문과 최상위권이라면 경희대 인문 논술 622대1이 현실의 벽이다. 내신형 자녀라면 학종과 교과의 하락이 오히려 기회가 된다. 같은 경쟁률표를 두고도 자녀마다 읽어야 할 칸이 다르다. 남의 집 기준이 아니라 내 자녀의 위치에서 표를 다시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정한다. 수시를 앞둔 자녀라면 지망 대학 세 곳의 전형이 전년도와 무엇이 달라졌는지 함께 표로 정리한다. 저학년 자녀라면 문과와 이과 선택이 훗날 어느 문을 열고 닫는지 2027학년도 숫자로 보여 준다. 경쟁률을 외우는 대신 규칙을 읽는 습관이 자녀의 다음 원서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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